내용의 상호연관을 찾아야
비로소 논제 파악 성공
논제에 단독 제시문이 나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의 논술에는 두 개 이상의 복수 제시문이 나오지요. 복수 제시문이 나올 때 많은 학생들이 제시문의 연관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지나칩니다. 그러나 출제 교수들이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시문을 줄 리가 없습니다.
주어진 모든 제시문은 반드시 일정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한 제시문은 어떤 현상의 긍정적 측면을, 다른 제시문은 그 현상의 부정적 측면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한 제시문은 현상을, 다른 제시문은 그 현상의 배경이나 원인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세 개의 제시문이 있다고 할 때, 한 제시문은 문제점을 제시하고, 다른 두 개의 제시문은 서로 다른 차원에서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제시문이 네 개 혹은 다섯 개 주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시문의 연관관계를 파악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논증의 수준과 구성이 달라집니다. 실제로 각 대학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응시생들은 제시문들 간의 관계, 그리고 그 경중의 차이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서너 개의 제시문이 주어지는 논술 시험에서 모든 제시문의 지위가 같은 것은 아니다. (…) 이 포섭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논제의 요구에 충실한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다.”(2007학년도 고려대 통합논술 모의고사 자료집에서)
“수험생은 어떤 제시문이건 논제와 관련하여 보완이나 대립, 혹은 통합이나 개별의 성격을 지닌 글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논제를 뒷받침하는 총론적인 제시문, 그에 대한 반론과 보완의 제시문, 난이도 조정을 위해 추가된 제시문 등으로 크게 분류하고 논제의 요구에 따라 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2008학년도 경희대 2차 모의논술고사 채점결과 중에서)
결국 제시문을 읽는다는 것은 두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는 제시문 각각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둘이 모두 됐을 때 비로소 제시문을 올바로 이해한 겁니다. 많은 학생이 전자만을 고려하고, 후자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자까지 독해가 되어야 차별화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윤형민 스카이에듀 논술원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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