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이유도
함께 밝혀야 하겠죠?
이번 주제는 최근 몇 달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동물학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중국 동물원에서 살아 있는 짐승을 다른 짐승의 먹이로 주고 그 광경을 구경한 일과, 태국 사람들이 코끼리를 때려가면서 훈련시켜 돈을 번 일이 문제가 되면서 동물 학대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에 동물학대를 반대하는 동물 보호법이 통과되어 내년부터는 ‘청도소싸움대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동물학대 문제에 대한 토론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동물학대란 동물을 인간 마음대로 다루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글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자기주장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토론의 기본으로 이를 잘 지켰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왜 동물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제시한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도덕책에서 배운 대로 동물학대가 나쁜 것이라고 알고 있을 뿐, 인간이 왜 동물을 학대해서는 안 되는지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
동물 학대는 똑같이 생명이 있는 생물체인데도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더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서 생기는 문제점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생명을 마음대로 다루면 죗값을 받는 것처럼 동물의 생명을 그 동물의 의사와 관계없이 인간 마음대로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몸집이 크다고, 힘이 세다고, 더 강한 무기가 있다고 재미 삼아 개미를 죽이고, 잠자리를 죽이고, 개를 때리는 일이나 인간의 재미를 위해 개끼리 싸움을 붙이는 행위가 과연 정당한지 부당한지를 생각해 보고 이를 어미 호랑이와 아기 돼지의 사건에 대입시켜보기 바랍니다.
어미 호랑이가 훗날 아기 돼지가 자기 새끼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느낄 상실감이나, 어미 돼지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새끼 돼지를 호랑이에게 준 것은 잘못이라는 점 등 주어진 상황에서 주장에 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해 보세요.
<끝>
변혜경 엘림에듀 평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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