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大 “선의 피해자 없도록 적극 협조”

  • 입력 2007년 12월 25일 03시 09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물리Ⅱ에서 11번 문항을 복수 정답으로 인정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대학과 수험생들은 우려와 환영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능 등급제 실시로 이미 입시 전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은 선의의 피해자를 줄여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하면서도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일단 주요 대학들은 등급이 바뀐 수험생에 한해 28일까지 정시모집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미 지원한 수험생은 접수 취소와 재등록이 가능하도록 해 달라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요청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학들은 등급 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도미노 혼란’을 해소할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추가 접수시킬 수 있는 수험생들이 이미 해당 대학의 경쟁률을 알고 지원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나온다.

25일 오후 5시에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수험생들이 경쟁률 정보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경쟁률을 발표할 방침”이라며 “이럴 경우 추가로 지원하는 수험생이 본의 아니게 특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2학기 수시와 정시모집에서 수능 과학탐구영역 가운데 최소 1개 이상 Ⅱ과목 성적을 필수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Ⅱ를 치른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돼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정시원서를 취소할 경우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갖고 입학관리본부로 와야 한다”며 “1단계 합격자는 예정대로 28일 발표한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평가원의 조치를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일부에서는 복수 정답으로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며 걱정하는 분위기다.

평가원 게시판에 문제 제기의 글을 꾸준히 올린 한 수험생은 “수험생들이 이의 제기할 때는 철저하게 무시하다가 물리학회가 나선 뒤에야 마지못해 실수를 인정하는 평가원의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과학탐구에서 물리Ⅱ가 아닌 다른 과목을 선택했다는 수험생 김모(18) 양은 “평가원이 잘못을 인정한 것은 잘된 일이지만, 이번 조치로 물리Ⅱ를 선택한 사람들의 등급이 올라가면서 다른 선택과목을 택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24일 이미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마쳤다는 재수생 유모(19) 씨도 “이번 조치로 등급이 올라가는 수험생은 28일까지 접수시킬 수 있어 26일 각 대학의 정시모집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뒤에 자신이 유리한 곳에 지원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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