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Ⅱ 1016명 등급 조정… 후속 대책 비상
2등급→1등급 52명, 3등급→2등급 108명
과학탐구 다른 과목 수험생 ‘역차별’ 논란도
수시합격 대학 옮길땐 이중등록 주의해야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물리Ⅱ 복수 정답 인정으로 수험생 1016명의 등급이 올라감에 따라 대부분 대학이 이들에 한해 추가 지원 기회를 주기로 했다.
수험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본인의 등급 변경 여부를 확인하고, 대학별로 바뀐 입시 일정 및 이중 지원 금지 규정 등을 잘 살펴 수시모집 합격 대학 이동이나 정시모집 재지원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
등급별로는 2등급에서 1등급이 된 수험생이 52명, 3등급에서 2등급이 108명, 4등급에서 3등급이 115명 등이다.
5.06%이던 물리Ⅱ 1등급 비율은 5.32%로 늘어 화학Ⅰ 1등급 비율(5.11%)을 추월해 과학탐구 8과목 중 4번째로 1등급 비율이 커졌다. 2등급과 3등급 비율도 각각 6.87%와 11.75%로 약간 늘었다.
평가원은 홈페이지(www.kice.re.kr)에 등급이 올라간 수험생들의 수험번호 목록을 실어 수험생과 각 대학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이름과 수험번호 8자리를 입력하면 등급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등급이 올라간 수험생들은 26일 오전 10시 이전에 성적표를 받게 된다.
▽정시 원서 접수 연장=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들은 물리Ⅱ 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수험생에 한해 정시모집 기한을 늘려 추가 접수를 받기로 했다.
서울대는 등급 조정 수험생을 대상으로 수시전형을 재산정해도 추가 합격자가 없어 26일부터 27일 오후 6시까지 정시추가 지원만 받는다. 이 기간에 서울대 정시 지원을 취소하고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는 있지만 서울대 내에서 모집단위를 바꿔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8일 낮 12시까지 추가 접수를 받는 서강대도 이 대학 내에서의 모집단위 변경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추가 접수를 하는 대학들은 물리Ⅱ 등급 조정으로 원래 마감일 이후 추가 지원하는 수험생들이 눈치작전에서 유리할 것이란 지적에 따라 추가 접수가 끝날 때까지 학과별 최종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22일 원서접수가 끝나 최종 경쟁률이 공개된 서울대의 경우 등급 상향 수험생들이 ‘본의 아닌 특혜’를 받게 됐다. 물리Ⅱ 등급만 상향 조정됨으로써 과학탐구영역에서 다른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역차별’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수시 등록 및 정시 지원 유의점=물리Ⅱ 등급 상향 조정자 가운데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떨어졌던 수험생 중 상당수는 수시모집 추가 합격 통보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수시합격자로 분류되므로 반드시 정시모집 지원을 취소해야 한다.
대학들은 늦어도 27일까지 수시모집 추가합격자를 개별 통보할 예정이어서 해당 수험생은 늘어난 정시모집 접수 마감 기간까지 지원을 취소해야 한다.
수시모집 합격 대학을 옮기는 수험생은 이중 등록에 주의해야 한다.
기존 성적으로 A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이 등급 조정으로 더 선호하는 B대 수시모집에 추가 합격한 경우에는 12월 31일까지 B대에 등록예치금을 납부하고 A대에 등록포기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A대는 등록을 포기한 인원을 정시나 추가모집에서 선발할 수 있다. 같은 대학의 다른 모집단위에 추가합격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시 전망 및 미비점=물리Ⅱ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이 약간 늘어남에 따라 최상위권 학과인 의예과와 한의예과, 과학탐구 4과목을 모두 반영하는 서울대 자연계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등은 경쟁률과 합격선이 모두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물리Ⅱ 이외의 과목을 치러 이미 원서접수를 마친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대학들은 나머지 수험생에게도 원서접수 기간을 똑같이 늘려줘야 공평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등급 조정 수험생의 경우 정시모집에서도 수시모집처럼 정원 외로 추가 선발해야 나머지 학생들의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며 교육부의 추가 대책을 촉구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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