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는 23일 경기 수원시 경기지사 공관에서 가진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이 내년 경기도의 가장 역점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제17대 대통령 선거 결과와 관련해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이명박 당선자와 경기도의 견해가 같기 때문에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불합리한 규제들이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 “반환 미군기지 개발 족쇄 풀자”
그는 “반환 미군기지는 한국의 자유, 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신성한 땅”이라며 “50여 년을 희생과 아픔 속에서 묵묵히 견뎌 온 ‘기지촌’ 주변 주민들을 더는 우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군의 평택 재배치로 반환되는 미군기지 54곳 가운데 34곳, 면적으로는 반환되는 땅 1억7800만 m²의 96%인 1억7300만 m²가 경기도 땅이다.
기지 주변지역까지 포함하면 개발 가능한 면적은 경기도의 51%나 된다. 특히 반환되는 땅은 경기도 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한 북부에 집중돼 있다.
김 지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특별법 개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반환 공여지에 4년제 대학 이전, 대기업 공장 신설 등을 허용하지만 수정법과 공장총량제 등 개별법에 묶여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경기도는 반환 기지와 관련해 대학 유치, 산업단지 조성 등 133개 사업(사업비 9조589억 원)을 확정해 중앙 정부에 건의해 놓은 상태다.
○ “교통비 부담 줄인 게 가장 큰 보람”
김 지사는 올해 낸 가장 큰 성과로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실시를 꼽았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란 교통카드로 서울을 오가는 시내버스, 지하철 등을 갈아탈 때 환승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한 거리만큼 요금을 내는 제도로 7월 1일 도입됐다.
김 지사는 “이 제도 도입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 시행 이전보다 서울시의 유출입 차량이 하루 평균 1만2588대가 줄었다”면서 “앞으로 직행좌석까지 이 제도를 확대하고 버스중앙차로제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경기도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로운 희망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기미로 만든 떡을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고 경기미와 찹쌀떡을 미국 일본에 수출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찾아냈다는 것.
김 지사는 또 “낙후된 경기도 내 동북부 시군에 ‘역차별 논란’을 불러 온 ‘2단계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 논의를 사실상 무산시킨 것도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정부의 균형발전론은 ‘시대적 미신’이자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며 “이제는 수명이 다한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 김 지사 “서해안 시대 열릴 것”
김 지사는 올해 김포 시흥 안산 화성 평택을 잇는 ‘서해안 권역’ 개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2020년까지 1조50억 원을 들여 서해안 5개 권역 17개 지구를 해양레포츠 관광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서해안 어촌관광벨트 조성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또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최근 2조9000억 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동측 470만 m²에 ‘가족 체류형 리조트’를 건설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또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들어설 관광·레저 휴양도시인 송산그린시티는 시화호 남측 간석지 5686만 m²에 건설된다. 이곳에는 2020년까지 주택 6만 채와 마린리조트, 자동차 테마파크, 골프장, 에듀타운 등이 들어선다.
이 밖에 시화호 멀티테크노밸리 개발, 조력발전소 건립 등 대규모 사업들이 서해안을 따라 진행되고 있다.
김 지사는 “10여 년 뒤면 서해안은 ‘해양레포츠의 메카’가 될 것이며 세계적 테마파크, 대규모 신도시, 산업단지가 어우러진 발전된 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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