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등급 구분점수’ 거짓말

  • 입력 2007년 12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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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물리Ⅱ의 복수정답 인정 과정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계속되는 등급 구분점수 공개 요구에 “관련 정보를 산출할 수 없다”고 해명해 왔던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평가원은 24일 물리Ⅱ의 복수정답 인정과 향후 처리 계획을 설명하며 “11번 문항의 ②번을 선택한 수험생은 기존 점수에 3점을 더한 총점이 등급 구분점수 이상이면 등급이 한 단계 상향 조정된다”고 밝혔다.

수능 성적 발표 직후부터 등급 구분점수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는 꾸준히 제기됐다. 수리 ‘가’형에서 한 문제만 틀렸는데 2등급을 받았다거나 3점짜리 한 문제를 틀렸는데 1등급을 받았다는 등 수험생들 사이에 엇갈린 주장이 쏟아져 평가원이 등급 구분점수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인터넷상에 떠돌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평가원은 “OMR 카드를 판독해 바로 자체 프로그램에 의해 등급을 산출하기 때문에 등급 구분점수는 우리도 모른다”며 “존재하지 않는 정보여서 공개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해명해 왔다.

특히 평가원 이명준 수능관리처장은 10일 구분점수 없이 어떻게 채점의 정확성을 검증하느냐는 질문에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하는 일이라 설명할 수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24일 물리Ⅱ의 복수정답을 인정하는 브리핑에서 “중복정답을 선택한 학생들의 등급을 등급 구분점수에 따라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능 영역별 및 과목별 등급 구분점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구분점수를 산출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다”는 기존의 해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문제가 생긴 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물리Ⅱ의 등급 구분점수만 바로 산출한 것”이라며 “모든 영역에서 구분점수를 산출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교육부에 수능 원점수와 등급 구분점수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며 27일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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