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의 ‘인구 5만 명 지키기’가 범군민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동군 주민생활지원협의회(회장 양무웅)는 24일 군민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동역 광장에서 ‘인구 5만 명 지키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군민들은 ‘내 고장 주소 갖기는 영동사랑의 시작’ ‘영동으로 이사 오면 행복 두 배’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인구 지키기 동참을 호소했다.
양 회장은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외지에 주소를 둔 군민들이 주민등록을 다시 옮겨 오기만 해도 5만 명 유지가 가능하다”며 “민간 차원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군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이처럼 ‘5만 명 지키기’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5만 명 이하로 떨어지면 기업 유치가 어려워지고 학생 수가 줄어 교육의 질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인구 1명이 줄 때마다 54만3000원의 지방교부세가 줄고, 인구가 4만5000명 아래로 내려가면 현재 12개 부서인 행정조직까지 10개 부서로 축소된다.
1965년 12만4075명까지 늘었던 영동군 인구는 1995년 6만3014명으로 줄더니 2000년 5만8758명, 지난해 5만1800명 등으로 연평균 1.7%씩 감소했다.
42년 만에 5만 명 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영동군은 공무원, 지역 기관 단체 등으로 ‘인구 5만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강도 높은 인구 늘리기 정책을 폈다.
인구를 많이 늘린 읍면 3곳을 뽑아 연말에 1000만∼3000만 원의 상금을 주기로 했으며, 30만 원씩 주던 출산장려금에 둘째와 셋째 자녀에 대해서는 매달 10만 원과 15만 원을 얹어 주기 시작했다. 또 50억 원 규모의 군민장학회를 설립하고 관내 중학교에 원어민 강사도 지원하고 있다.
정구복 군수는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며 공직자들이 먼저 나서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달에는 인구가 24명 늘었다.
영동군 관계자는 “심리적 지지선인 5만 명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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