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마음 약한’ 강도? 피해자 피 흘리자 응급실 데려가

  • 입력 2007년 12월 28일 02시 57분


가정집에 들어가 70대 할머니를 폭행한 20대 강도가 피해자가 피를 많이 흘리자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27일 강도상해 혐의로 이모(27·무직)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6일 오후 4시경 대구 남구 대명동 정모(70·여) 씨 집을 찾아가 “생활 정보지에서 월세방을 얻을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왔다”고 속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이 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정 씨를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으며 반항하는 정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상처를 입혔다.

그러나 이 씨는 얼굴을 맞은 정 씨의 눈 밑 부위가 찢어져 피를 많이 흘리자 정 씨를 업고 주변 병원 응급실로 데려가 치료를 받도록 했다. 그러던 중 이 씨는 병원까지 따라온 주민 박모(55) 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씨는 경찰에서 “퀵서비스와 중국집 배달원 등으로 힘들게 살다 사채까지 쓰게 돼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서 “그러나 할머니의 상처가 심한 것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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