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400만원 때문에…어린이 3명 납치

  • 입력 2007년 12월 31일 02시 53분


빚 400만원 때문에…어린이 3명 납치 30대 돈 요구하다 덜미잡혀

400여만 원의 빚 때문에 어린이 3명을 납치해 돈을 요구한 30대 남성이 1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A(8) 군과 B(8) 군, B군의 동생 C(6) 군 등 3명을 납치한 뒤 A 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모두 450만 원을 요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약취·유인죄)로 이모(30·무직) 씨에 대해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9일 오후 3시 반경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초등학교 주변 문구점 앞에서 “‘원더걸스’ 공연을 보러 가려는데 함께 가자”며 A 군 등 3명을 유인해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8시간 동안 경기 고양시, 서울 종로구 등 수도권 일대를 돌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공중전화를 이용해 3차례 A 군 부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해 “현금으로 한 명당 150만 원씩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오후 11시 반경 경찰이 쫓고 있다고 생각한 이 씨는 “아저씨가 일이 있어서 가야 한다”며 어린이들을 태운 차를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부근에 주차해 놓은 뒤 달아났다.

이 씨는 30일 오전 2시 반경 예전에 세 들어 살던 원룸이 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숨어 있다 수상하게 여긴 경비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4개월 전부터 일자리를 잃고 친구들에게서 10만∼20만 원씩 빌려 찜질방, 승용차에서 지내는 등 생활고를 겪어 왔으며 빚 400여만 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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