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 광안2, 3동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목욕탕들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1000원짜리 목욕 상품’을 내놓아 귀추가 주목된다.
동네 목욕탕들이 보통 4000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이지만 이곳에서는 2005년부터 요금이 1000∼2000원인 목욕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가격파괴 목욕탕이 줄을 이었고 현재 10여 곳의 목욕탕이 ‘1000원 요금 대열’에 합류해 이제는 다른 지역에서 ‘원정 목욕’까지 올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목욕탕은 출혈 경쟁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인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말이다.
대형 찜질방과 고급 스파 때문에 파격적인 요금 할인을 선택했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알 수 없다는 것. 실제로 가격인하 경쟁이 3년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이 일대 목욕탕 11곳이 폐업했다.
설상가상 기름값과 전기료 등 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점을 감안할 때 무더기 폐업사태까지 우려된다.
한 목욕탕 업주는 “문을 닫으려고 해도 대출이자를 낼 방법이 없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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