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장 재개발, 뚜껑 열어보니 ‘아파트 건설’

  • 입력 2007년 12월 31일 05시 39분


광주 양동시장 정비사업, 아파트 면적이 상가 6배

환경단체 “광주천 정비 명분으로 노점상 내몰아”

호남권 대표적 재래시장으로 꼽히는 광주 양동시장 재개발사업이 사실상 아파트 건설사업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본보 12월 26일자 A16면 보도
광주 양동시장에 60층 상가 신축 추진

광주시는 30일 “최근 ‘양동시장·복개상가 현대화 사업안’을 마련해 상인 및 건설사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대규모 유통시설에 밀려 날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양동시장을 되살리고 ‘광주천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의 걸림돌인 복개상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를 위해 다음 달까지 전담팀을 구성해 6월부터는 조합 결성 및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최근 나돌고 있는 ‘양동시장 정비사업 계획’에 따르면 기존 양동시장 일원 6만6000여 m²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 15개 동과 판매시설 1개 동을 신축한다. 단지 중앙에 6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 주위를 나머지 고층 아파트 14개 동이 둘러싸는 구조로 ‘상가동’이라고 표기된 판매시설은 한구석에 자리 잡게 된다. ▶그림 참조

판매시설은 연면적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이곳에 양동시장 및 복개상가 상인들이 이전한다는 것.

그러나 이 계획대로라면 아파트 분양 면적은 30만9500여 m²(1838채, 주차대수 3150대)인 데 비해 상가는 연면적 4만7000m²(주차대수 450대)에 그쳐 결국 ‘시장 재개발’을 명분으로 한 아파트 건설사업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중론.

지역 환경단체들은 “광주천 정비와 시장 재개발을 명목으로 영세 상인과 노점상을 거리로 내몰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거론 중인 사업안은 ‘제안’ 수준일 뿐”이라며 “개발 명분과 이익 환수 방안 등에 대한 내부 검토 및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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