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호남지역에는 나흘째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비닐하우스 등 농가 시설물 피해와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광주지역의 경우 사상 최고 적설량을 기록한 이번 폭설은 눈이 계속 내린 데다 휴일이 겹쳐 피해 규모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공식 집계를 하면 크게 늘 것으로 우려된다.
▽비닐하우스 등 농가 시설물 붕괴=1일 오후 4시 현재 전북 정읍에 52.1cm의 눈이 내리는 등 나흘간 적설량이 30∼50cm에 이르면서 비닐하우스 축사가 무너지는 등 농가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경 전남 장성군 황룡면 등 농가 20여 곳에서는 비닐하우스 26개 동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려 수억 원대의 재산 피해를 냈다.
광주에서도 남구 대촌동 고추 재배농가의 비닐하우스를 비롯해 북구 용두·용전동, 서구 유덕동에서 20여 농가의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 나주시 공산면 등에서는 농가 15곳의 인삼 재배용 햇빛 가림막 21ha가 폭설로 무너져 4억7000만 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눈길 교통사고 잇따라=1일 오전 6시 10분경 장성군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순천 기점 94km 지점에서 트레일러와 화물차, 승합차가 3중 추돌해 10명이 부상하고 이 일대 교통이 한때 마비됐다.
이날 오전 3시 55분경에는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장모(39) 씨가 몰던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앞서 가던 김모(32) 씨의 승용차를 들이받는 등 크고 작은 눈길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6시경 광주 무등산 중봉 인근에서는 해맞이 등산객 이모(52) 씨가 폭설로 길을 잃고 헤매다 1시간 만에 구조되는 등 낙상사고에 따른 119 구조요청이 이어졌다.
서남해 해상에는 풍랑경보 및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목포지역 19개 항로 27척의 여객선을 비롯한 연안 여객선 50여 척의 뱃길이 나흘째 묶였다.
▽광주 적설량은 사상 최고=1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하는 광주의 ‘최심적설량’이 41.9cm로 1938년 8월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광주에는 지난달 29일 밤 1.8cm를 시작으로 30일 21.3cm, 31일 19.6cm, 1일 12.5cm의 눈이 내렸다.
최심적설량은 내린 눈이 쌓였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가장 많이 쌓인 수치를 뜻한다. 광주지역의 역대 두 번째 최심적설량 기록은 2005년 12월 21∼23일의 40.5cm였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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