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2일 오후 2시 45분경 일회용 라이터로 부산 서구 서대신동 모 사찰에 있던 가정용 액화석유(LP)가스 호스에 불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바로 가스통에 옮겨 붙었으나 사찰 안에서 김 씨의 행패를 지켜보던 신도에게서 미리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3분 만에 진화했다. 사찰 주지스님 김모(37) 씨와 다른 신도들은 그 자리에 없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찰 옆집에 사는 박 씨는 이날 낮 동네 주민과 소주 3병을 나눠 마신 뒤 평소 반감을 가졌던 김 씨의 사찰로 찾아가 불을 붙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는 경찰에서 “아무리 스님이지만 나보다 열한 살이나 어린 사람이 ‘박 씨’라고 부르는 등 훈계하듯 반말을 해 술김에 가스 호스에 불을 붙였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주지스님 김 씨도 “죄는 괘씸하지만 박 씨가 악감정을 가지고 불을 지르려 한 것 같지는 않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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