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선진밴드 “자선 콘서트, 불러만 주세요”

  • 입력 2008년 1월 4일 06시 29분


부산의 직장인 음악밴드인 ‘선진밴드’ 멤버들은 요즘 행복하다. 대학 졸업 후 잊고 지냈던 록 음악을 접할 수 있고 한 달에 한 번 자선 콘서트를 개최할 생각을 하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부산외국어대 직원인 이칠우(35·기타) 함수완(33·베이스기타) 씨와 부산일보 김형(31·보컬) 기자, 건설사 직원 조현원(32·드럼) 씨, 광고기획사 직원 박유진(35·보컬 겸 사회) 씨 등 30대 직장인이 주인공이다.

취미 삼아 모인 다른 직장인 밴드와 달리 자선 콘서트를 목적으로 결성됐다. 얽히고설킨 인연으로 만난 이들은 지난해 10월 중순 “한동안 잊었던 음악도 하고 소외계층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자”는 취지로 팀을 꾸렸다. 밴드 결성 ‘도원결의’를 했던 식당 이름을 따서 지은 밴드 이름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부산외국어대 학생회관 지하에 연습실을 빌렸고 악기와 장비는 자비로 사들였다. 매주 화·목요일 오후 6시 반부터 밤 12시까지 음악에 몰두하며 2개월간 30여 곡을 소화해 낸 이들은 지난해 12월 20일 경남 김해시 생림면의 대안위탁 교육기관인 신영중고교에서 첫 자선 콘서트를 열었다.

13일에는 부산 남구 용당동 새빛 기독보육원, 28일에는 경성대 앞 라이브 카페에서 소년소녀가장 돕기 콘서트를 열기로 하는 등 한 달에 한 번 이상 자선공연을 열 계획이다.

자선 콘서트 소식이 알려지면서 후원자도 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 응원, 댄스, 음악동아리가 공연에 동참하겠다고 밝혀 왔고 공연기획사인 ‘꾼이벤트’가 차량, 조명, 장비를 무상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밴드 리더인 이 씨는 “연습 때문에 집에 밤늦게 들어가 가족의 눈치도 많이 받지만 밴드 결성 취지를 말했더니 가족도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고 말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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