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53·사진) 경북도 정무부지사가 3일 책 ‘출근하지 마라, 답은 현장에 있다’를 펴냈다. 이 부지사는 “공직생활 30년을 마무리할 시점에서 공무원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 책을 냈다”고 말했다.
200쪽 분량의 이 책에는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그의 생생한 경험 등이 담겨 있다.
그는 ‘현장에서 쌓은 경험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고 강조하지만 관행 탓인지 공무원들은 잘 바뀌지 않았다’며 ‘현장을 중시하면 어떤 성과가 나오는가를 직접 보여 주고 싶었다’고 썼다.
2005년 12월 말경 부임한 그는 지금까지 중앙부처 출장 60회, 도내 차량 운행거리 16만 km 등을 기록하면서 ‘현장’과 만나고 ‘답’을 찾았다.
경북도가 기업 및 투자 유치에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과 관련한 중앙 정부의 지원 확보, 로봇올림피아드 유치 등 굵직한 사안을 매끄럽게 처리한 데에는 그의 노력이 적잖게 작용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그의 ‘현장 중시’는 일시적 구호가 아니다.
경북대 사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북 상주시와 의성군 등에서 수학교사로 재직할 때와 이후 국가정보원에서 일할 때 몸에 밴 습관이다.
특히 국정원에서 파트장으로 근무할 때 “억지로 출근하지 말고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 생생한 정보를 파악하라”고 강조해 직원과 상사 등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에 직원들은 “그럼 아침에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고 상사는 “출근 안 하고 놀러 다니면 책임 질 거냐”며 걱정했지만 그는 ‘현장의 힘’을 믿었다.
서류만 만지작거리던 직원들이 현장을 중요시하면서 ‘알짜배기 정보’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챙기는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났다는 것.
‘사무실 대신 현장으로 가라’는 소신은 그가 지휘하는 경북도의 투자유치팀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그는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는 대신 현장에서 만나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자”며 앞장섰다.
경북도 공무원에게도 그의 일하는 방식이 상당한 자극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북도 노동조합 유창근 위원장은 “‘일을 제대로 하느냐가 문제일 뿐 지위의 높낮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본받을 점”이라고 말했다.
그와 호흡을 맞춘 김관용 경북지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뛰어난 순발력으로 일을 순조롭게 풀어 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정무직 공무원이지만 어떻게 일을 해야 성과를 내는지를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5일 오후 5시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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