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 창업주 2세 ‘주먹’ 불러 동업자 폭행

  • 입력 2008년 1월 7일 02시 52분


국내 유명 제화업체 창업주의 차남이 동업자를 폭행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6일 신기술 개발이 늦어져 사업성이 없어지자 투자금을 돌려 달라며 동업자인 박모(42) 씨를 폭행한 혐의(강도상해)로 제화업체 E사 창업주의 차남 이모(47)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 씨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의 임원인 조모(55) 씨와 김모(42)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이 씨와 함께 박 씨를 폭행한 폭력배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1월 8일 오후 1시경 경기 가평군 유명산에 있는 G펜션에서 폭력배 2명과 함께 “약속어음 20억 원어치를 작성하고 차량 매도 서류에 서명하라”며 박 씨에게 전치 5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박 씨에게 10억여 원을 지원해 지난해 7월 적외선감지기 기술을 개발했지만 외국에서 이미 같은 제품이 개발돼 사업 가치가 없어지자 박 씨에게 투자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박 씨가 돈을 돌려주지 않자 “일본에서 바이어들이 왔는데 조용한 데서 사업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당신이 와서 기술 시연을 해 달라”며 박 씨를 펜션으로 유인했다.

이 씨는 박 씨가 펜션에 도착하자 폭력배 2명과 함께 청테이프로 박 씨의 두 손을 묶고 눈을 가린 뒤 발로 온몸을 때리고 물이 담긴 대야에 박 씨의 머리를 넣었다 빼는 등 2시간 정도 폭행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11월 13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뒤 이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12월 13일 발부받았으나 20여 일이 지난 3일에야 이 씨를 체포해 늑장 수사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다른 업무가 많아 수사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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