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덩어리 김발에 쩍~쩍~ 신안일대 김양식장 초토화

  • 입력 2008년 1월 7일 02시 52분


트랙터가 그린 태안 해변 풍경충남 태안군 학암포 해변에서 주민이 6일 트랙터로 모래를 갈아엎고 있다. 썰물 때 모래를 갈아엎어 놓으면 밑에 있는 기름이 밀물 때 들어오는 파도에 의해 자연스럽게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트랙터가 그린 태안 해변 풍경
충남 태안군 학암포 해변에서 주민이 6일 트랙터로 모래를 갈아엎고 있다. 썰물 때 모래를 갈아엎어 놓으면 밑에 있는 기름이 밀물 때 들어오는 파도에 의해 자연스럽게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사고로 생긴 타르 덩어리가 전남 서해안으로 밀려가면서 7000ha가 넘는 김 양식장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남도는 7일부터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사리가 시작돼 타르가 더 유입될 것으로 보고 해상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타르 덩어리가 유입된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6일까지 신안군 전체 6887ha, 무안군 해제면 778ha 등 김 양식장 7665ha에서 피해가 생겼다.

전남 서해안 일대 김 양식장은 1만9849ha 규모. 연간 전국 생산량의 70%인 5200만 속(1속은 100장)을 생산해 1611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어민들은 타르 덩어리가 김 양식장 지주목과 김발에 달라붙어 수확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며 피해액을 최소한 10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무안군 해제면 도리포어촌계 정종남(54) 씨는 “타르 덩어리가 조금이라도 유입되면 김을 섞는 과정에서 타르가 풀어져 수확을 못 한다”며 “타르가 묻은 어구도 모두 버려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어민들은 수협과 함께 7일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피해 내용을 접수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증거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국제기름오염보상기금과 보험회사 지정 피해조사 전문기관인 한국해사감정, 영국 P&I 보험사도 무안과 신안에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날 자원봉사자 등 4300여 명을 투입해 타르 92t을 수거했다. 현재까지 수거한 타르는 941t으로 태안 앞바다에서 유출된 원유량 1만900t(1만2547kL)의 10%에 육박한다.

섬이 많은 신안 영광 무안지역에서는 아직도 수거하지 못한 타르 덩어리가 수백 t으로 추정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리 물때에는 바닷물이 평소보다 5m 이상 육지로 접근해와 그만큼 많은 양의 타르 덩어리가 해안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며 “김 양식장이 밀집한 함평만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오일펜스와 그물망을 추가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촬영 : 박영철 기자

기름 유출사고 한달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한 충남 태안군에 지난 한 달 동안 6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찾아갔다.

태안군은 지난해 12월 7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5일까지 58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려든 데 이어 6일 하루 2만여 명이 기름 제거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는 태안군 전체 주민(6만3042명)의 9배가 넘는다.

충남도와 태안군은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태안군을 찾은 개인과 단체의 인적사항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자원봉사자의 인적사항을 확보해 자원봉사증을 우편으로 배송한 뒤 앞으로 태안군을 비롯해 재난을 당한 서해안 6개 시군 해안관광지를 찾으면 주차료 면제와 숙박료 감면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의 기름 제거 작업으로 만리포와 천리포 등 태안군 해안은 얼핏 보면 사고 전과 비슷할 정도.

만리포 군산수산 대표 이규홍(57) 씨는 “사고 직후 유출된 기름이 파도와 함께 밀려올 때는 어느 세월에 기름을 걷어낼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구례포와 구름포, 모항 등 일부 해수욕장과 항구 주변의 암석해안 및 무인도는 기름이 아직 제거되지 않아 자원봉사 및 전문방제 업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촬영 : 김재명 기자


▲ 촬영 : 김재명 기자


▲ 촬영 :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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