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대입논술, 이것만은 알아두자

  • 입력 2008년 1월 7일 02시 53분


《논술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출문제를 통해 드러난 논술시험의 최신 경향을 학습하고 이를 실전에 적용해 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학림학원논술과 유레카논술이 공동 기획한 ‘대입논술,이것만은 알아 두자’시리즈를 지면과 온라인(easynonsul.com) 강의로 특집 편성한다. 각 대학 논술시험에 최근 빈번하게 출제되는 핵심 주제들을 한눈에 정리하고,거기서 뽑아낸 인문·사회학적 개념을 통합교과적으로 적용해 보는 도상연습을 해 보자.》

다원화 사회서 이뤄지는 국가정책 결정

정당성 갖추기 위한 전제 조건은 뭘까

■ 최신 출제 주제

① 정책의 사회적 의미와 결정의 정당성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개인 혹은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나 가치관의 차이로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갈등은 노동문제, 환경문제, 사교육문제, 부동산문제와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은 그 원인이 개인적인 가치관의 차이보다는 사회제도의 모순이나 결함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사회적 갈등은 사적인 영역보다는 공적인 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경우에는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사회의 분열과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공공정책은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그 존재가치와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정책이란 사회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방침을 말한다.

정책은 공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즉 정책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존재할 때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공의 이익이라는 일반적인 의미는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구체적인 정책결정 과정에서는 그 내용을 객관화하고 검증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공익을 추구하기 위한 바람직한 정책결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익의 개념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공익에 대하여 한편에서는 개인들의 사익의 총합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는 개인의 사익을 초월한 또는 사익과 무관한 공익의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 시각이다. 따라서 과정설의 견지에서는 공익을 사익 간의 타협과 조정의 소산으로 보고 선험적 개념으로서의 공익을 부정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개인의 사익을 초월한 공동체 전체의 이익이 따로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공익의 개념이 출발한다. 즉 사익의 총합과는 별개로 공익이 실재한다는 주장인데, 그 예로 ‘정의·복지·인권’ 등을 들 수 있다.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이나 루소의 일반의지와 상통하고, 다원주의보다는 정책 엘리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이렇듯 공익 개념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존립에 필수적인 요소이면서도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의 정책을 정당화시키는 도구로 이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이중적인 과제를 부여한다. 실체설의 관점에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해 온 역사적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또 자유주의적인 권리의식의 팽창은 정당한 국가의 공익추구 정책에 대한 거부와 반발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왔다. 결국 자유화의 이름으로 방종과 만용이 정당화되고, 공익의 기치 아래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부당한 억압이 정당화되는 모순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공익추구에 있다면 정책결정의 과정 또한 정당해야 한다. 정당성의 사전적 의미는 ‘사리에 맞아 옳고 정의롭다’는 것이다. 정책결정은 그 과정에 있어서 민주성과 능률성 그리고 형평성을 충족시킬 때 그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 민주성이란 구성원들이 타인의 인격과 의사를 존중하는 관용정신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반면에 능률성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치를 말한다. 형평성이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의미한다.

하지만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정책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각각의 가치가 상충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민주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시민참여의 폭을 확대할 경우 능률성은 낮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충관계를 극복하고 공익의 구현이라는 궁극적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주요 관련 기출문제

[1] 고려대 2007 수시 2(인문)

제시문들을 참조하여 수험생이 생각하는 ‘의사결정의 기준과 방법’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제시문 (가)에서는 인간이 감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이성적 행위는 자신의 존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제시문 (다)는 도덕적 존재인 인간은 충(忠)과 서(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타나 있다. 제시문 (라)에서는 의사결정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기준은 ‘목표 달성’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2] 서울대 2008 2차 예시

수험생이 정책결정자라고 할 때 제시문 (가)와 (나)와 같이 진행 중인 사업을 계속할지 말지를 판단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라는 문제이다. 제시문 (가)의 전자회사와 제시문 (나)의 국방부는 각각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변수가 나타난 상황이다.

[3] 건국대 2008 수시 1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결정할 때 제시된 갑의 논지와 을의 논지 중 어떤 것이 타당한가를 제시문의 논지를 활용하여 검토하라는 문제이다. 제시문 (B)에서는 의사결정 단계에 대한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제시문 (C)에서는 의사결정 시 고려해야 할 전략과 유념사항이 제시되어 있다. 제시문 (F)는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이 도표와 함께 서술되어 있다.

익명의 주체들이 만들어내는 대중문화

그 명암과 부작용 극복방안을 찾아보라

② 대중문화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오늘날 대중이라는 말은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지칭하기보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이때 대중은 엄밀히 규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익명성에 묻혀 있는 존재이다. 그들이 생산하고 향유하는 문화를 대중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대중문화의 특성으로 인하여 누구나 문화를 향유하고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문화를 획일화시키고 그 질을 떨어뜨렸다는 측면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대중문화가 문화산업과 결합함으로써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문화를 거래의 대상으로만 취급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렇듯 대중문화는 대중을 더 우매한 군중으로 전락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은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마르쿠제로 대표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에 의해서 집중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들은 ‘대중’은 대중문화에 대해서 아무런 통제력도 지니지 못하고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관여를 하지 못하는 존재로 간주한다. 즉 대중은 문화산업이 만들어 내는 반복성과 동일성에 의하여 순응주의와 허위의식만을 가진 존재로 전락한다.

하지만 이런 시각과는 달리 대중의 주체적인 성격을 주장하는 입장도 있다. 대중은 문화산업에 의해서 공급되는 대중문화를 무의식적으로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대중문화를 선택하는 존재라는 주장이다. 또한 대중은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대중문화를 선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 우리는 대중문화를 우리의 삶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살 수는 없다. 대중문화는 우리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생활환경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중문화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보다 잘 이용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의 출발점은 대중문화를 무의식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개인들의 문화감상 능력을 기르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현진 학림학원논술연구소 상임 연구원

○ 주요 관련 기출문제

[1] 서강대 2006 수시 2 (문학부)

고급예술이 민중예술이나 대중예술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견해, 대중문화와 고급문화는 각각의 가치를 지닌다고 보는 견해, 문화의 건강성을 위해서는 상층문화와 기층문화가 병존해야 한다는 견해 등을 제시한 다음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2] 성균관대 2005 정시

대중문화를 비롯한 문화산업 전반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아도르노의 견해와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묵화학자들의 견해를 제시한 다음 학생들로 하여금 대중문화 특히 대중음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립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3] 숙명여대 2004 정시

대중문화의 양면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공자의 ‘중용’이라는 관점에서 대중문화의 긍정적 측면을 함께 인식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논술 창의적 답안 쓰려면…▼

논술과 관련된 모든 글에서 ‘창의성’이란 단어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주요 대학의 논술출제위원장 인터뷰와 논술대비법을 다룬 신문기사에서는 공통적으로 ‘천편일률적으로 답안을 작성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암기된 내용으로 답안을 서술하거나 틀에 박힌 주장을 전개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그러고는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답안을 작성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그 창의성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 주지는 않는다. 또 창의적인 답안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예시답안도 보여 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창의적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대안 제시형 논술로 창의성을 평가

2008학년도부터 본격적인 도입된 통합교과논술 문제는 다 문항, 다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문제유형마다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사고력은 서로 다르다. 보통 요약형 논술과 설명형 논술은 이해력을 평가하며, 반론형 논술과 비판형 논술은 논리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이다. 그리고 주로 대안제시형 논술에서 학생의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모든 논술 문제에서 창의성을 보여 주려는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대안제시형 논술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려는 전략을 수립하고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2] 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는 대안 제시

통합교과형 논술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논술유형이 바로 대안제시형 논술이다. 학생들은 제시문을 요약하고 설명하고 반론을 제기하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대안을 제시하라고 하면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대부분 추상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사회적 갈등의 해결대안을 서술하라면 대다수의 학생이 역지사지의 자세, 양보의 자세, 두레·향약·품앗이로 대표되는 공동체적 전통을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쓴다. 그리고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출산율 저하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 등의 출산장려 정책이라는 대안을 서술한다. 하지만 막상 답안을 쓰고 나면 다른 학생의 답안과 큰 차이가 없는 천편일률적인 결론으로 귀결되고 만다.

천편일률적인 대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시문을 꼼꼼하게 읽고 제시문에 서술되어 있는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제시문에 기반하여 문제의 원인만 제대로 분석한다면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답안을 충분히 작성할 수 있다. 만약 제시문에 사회적인 문제만 제시되어 있고 원인이 서술되어 있지 않다면 학생들 스스로 그 원인을 검토하면서 대안을 찾아내어야 한다. 즉 제시문에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불공정한 분배’라고 서술되어 있다면 공정한 분배를 해결 방향으로 제시하고 공정한 분배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서술해야 한다.

[3] 현재 상황에 맞는 제시문의 적용적 해석 필요

최근에 출제빈도가 높은 유형은 특정 제시문을 참조하여 문제의 해결 대안을 서술하라는 것이다. 각각의 제시문에는 지금과 다른 시대, 지금과 다른 상황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인들의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다. 따라서 흔히 말하는 고전(古典) 제시문의 문제의식과 해결 대안을 현재의 문제의식과 해결 대안으로 치환한 다음에 해결 대안을 서술해야 한다. 즉 고전의 내용을 현대사회에 맞게 재해석하고 창조적으로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전의 재해석과 창조적 적용은 새로운 개념의 창조와 여러 개념의 종합을 수반한다. 일부의 우수한 학생이 답안을 작성할 때 자신만의 새로운 개념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서울대가 발표한 창의적 평가기준에도 ‘여러 개념의 종합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개념을 아우르는 종합적 개념의 활용이나 새로운 개념어의 생성활용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어를 활용할 경우에는 그 개념어에 대한 설명, 그 개념어를 도출하는 논리전개의 정연함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만일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개념어는 논리적 비약에 의해서 도출된 생뚱맞은 것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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