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의 고장인 전남 강진과 북한의 개성을 잇는 고려청자 운반 뱃길이 재현된다.
강진군은 청자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내년 8월에 열리는 강진청자축제 기간에 강진과 개성을 오가는 고려청자 운반선을 띄울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고려 중기 9세기부터 강진에서 고려청자가 당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개성까지 서해를 따라 운반됐던 뱃길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다.
바닷길로만 900km에 이르고 출발에서 도착까지 15일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운반선에는 강진군이 운영하는 관요(官窯)인 고려청자사업소가 제작한 청자가 실리게 된다.
강진군은 올해 고증과 설계를 거쳐 당시 운반에 사용했던 전통 한선을 제작하기로 했다. 배 길이는 19∼20m, 너비 10m로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등으로 제작된다.
강진군 대구면 청자도요지는 고려시대 유일의 왕립관요가 있던 곳이다. 이 일대에서는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500여 년 동안 고려청자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현존하는 국보와 보물급 청자 가운데 85%가 강진산이다.
강진과 개성 간 뱃길 재현은 지난해 8월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발굴된 청자와 ‘목간(木簡·물품꼬리표)’이 계기가 됐다.
목간 첫머리에 ‘탐진(耽津·조선 태조 17년 이전까지 쓰던 강진의 옛 지명)’이란 글씨가 쓰여 있어 강진산 청자를 싣고 개경으로 향하던 운반선이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강진군 경제발전팀 허경자 담당은 “고려시대 청자를 운송했던 과정을 그대로 재현해 강진이 고려청자의 본향임을 알릴 계획”이라며 “추진위원회가 꾸려지면 운반선 설계와 남북 간 뱃길 조율 등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군은 전통 한선을 포함한 뱃길 재현 사업의 명칭을 이달 말까지 공모한다. 061-430-3221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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