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가 신분을 속이고 폭력으로 저항할 경우 먼저 실력으로 제압한 뒤 미란다 원칙을 알려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미란다 원칙은 피의자를 검거할 때 범죄 사실의 요지와 체포 이유,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를 말하고 변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도박개장 및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기소된 여모(36) 씨에게 상해 등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여 씨는 2006년 PC방에 무허가 도박게임기를 설치해 영업하다 적발되자 동생 신분증을 보이며 “여 씨의 동생”이라고 거짓말한 뒤 경찰이 신분을 확인하는 사이 유리창을 깨고 유리조각을 휘두르며 저항하다 긴급 체포됐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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