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송유관 화재는 기름도둑 짓”… 2명 사상

  • 입력 2008년 1월 11일 03시 0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연구원들이 10일 울산 북구 중산동 기름 유출 화재 현장에서 송유관 위쪽에 불법으로 설치된 밸브(원 안)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기름 절도 용의자가 이 밸브를 통해 기름을 빼내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연구원들이 10일 울산 북구 중산동 기름 유출 화재 현장에서 송유관 위쪽에 불법으로 설치된 밸브(원 안)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기름 절도 용의자가 이 밸브를 통해 기름을 빼내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울산중부경찰서는 10일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려 한 혐의(특수절도)로 이모(64) 씨를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9일 오후 9시 20분경 울산 북구 중산동 ㈜SK의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려다 화재를 내서 휘발유 5000여 L와 비닐하우스 4개 동(총 210m²)을 태워 18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낸 혐의다.

이 씨는 얼굴에 2도의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다. 이 불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1명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불이 난 송유관에 불법으로 설치한 밸브와 전기드릴 등 기름 절도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철제 공구를 발견했다.

이 씨는 “신약을 개발할 목적으로 지난해 10월 비닐하우스 1개 동을 주인으로부터 임차해 약초를 길러 왔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송유관은 지름 30cm, 배관 두께 8cm로 SK 울산공장에서 대구 물류센터(유류저장고)까지 88km 구간에 하루 3만 배럴의 기름을 보낸다. 지난해 4월 25일에도 울산 남구 여천동에서 기름 절도범이 송유관이 구멍을 내고 도망가는 바람에 여천천이 오염된 바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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