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림학원논술-유레카논술 공동기획》
논제-핵심어 활용 → 논리전개 파악 → 공통점 도출
■유형별 논술 작성법
① 공통쟁점 추론형
○ 공통쟁점 추론형이란?
공통쟁점 추론형은 다양한 자료나 제시문 속에 들어 있는 쟁점을 찾아내는 논제유형을 말한다. 이는 요약 형태로 출제되기도 하지만, 주로 공통의 논점(혹은 주제, 현상, 쟁점)을 추론하는 형태로 출제된다.
공통쟁점 추론형 논술은 독립된 논제로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간혹 등장하더라도 요약이나 비판 등과 같은 다른 요구 사항과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 유형은 ‘어떻게 쓸 것인가’보다는 ‘공통쟁점을 어떻게 추론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
답안 작성에서 유의할 점은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한두 문장으로 간명하게 밝혀 줘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는 한 제시문을 분석하는 데 끝나지 않고 여러 제시문을 분석하여 공통쟁점을 유추해야 한다는 점에서 요약과도 구별된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대 3차 예시문제에서 여러 제시문의 공통점을 요약하는 논제를 냈던 것처럼 양자의 특성을 모두 지니는 경우도 있다.
○ 공통쟁점 추론의 4단계
논술 시험에서 공통쟁점을 추론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논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핵심어를 활용하고 △논리전개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 제시문에서 파악된 쟁점을 다른 제시문과 비교 분석하면서 공통점을 추론하면 된다.
유형별 논술 작성법 | |
단계 | 추론 방식 |
1단계: 논제 분석 | 논제에 드러난 쟁점을 기반으로 파악 |
2단계: 핵심어휘 및·문장 분석 | 논제와 관련시켜 강조되는 어휘를 중심으로 쟁점 파악 |
3단계: 대립구도 분석 | 논리전개의 대립구도를 통해 쟁점 파악 |
4단계: 공통쟁점 도출 | 각 제시문 쟁점의 공통점 추론 |
○ 문제 해결의 실제
[논제] 제시문 (가)와 (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자의 속성은 무엇이며, 그것이 각각의 제시문에서 어떻게 다르게 이해되고 있는지 설명하시오. (2007 이화여대 수시1)
[제시문]
(가) 파이드로스야, 문자에는 나쁜 점이 있고 그런 면에서 그림과 비슷하단다. 그림이 그려낸 화상들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 그러나 네가 그것들에게 무엇을 묻는다면 아마 점잖게 침묵하기만 할 거야. 문자도 그와 똑같아. 넌 문자들이 뭔가 아는 것처럼 네게 말을 건다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네가 무엇을 정말 배울 요량으로 그것이 말한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틀림없이 그것들은 늘 고정적이고 획일적인 내용만을 줄 뿐이야. 그리고 말은 한번 씌어지고 나면 장소를 불문하고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에게나 그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에게나 이리저리 마구 돌아다니게 되고, 결국 그 말이 애당초 어떤 상대에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지. 그 말은 방임되고 부당하게 욕을 먹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을 낳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야 해. 왜냐하면 글자로 씌어진 말은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도울 능력이 없으니까.
(나) 근대에 접어들어 한반도에서도 문자의 독재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이제 문자를 통하지 않으면 서민의 일상도 어려워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은 농투성이 무지렁이들과 장돌뱅이들, 개 잡고 소가죽 벗기던 이들, 심지어 그 자식들까지도 학교 문 앞을 기웃대고, 그러다 급기야 모든 사람들이 책이란 걸 읽고, 나아가 글줄까지 긁적거릴 줄 알게 된 일종의 개벽이었다. ‘모든’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한편 그 독재는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이기도 했다. ‘앎의 민주주의’ 말이다.
▶ 제1단계: 논제분석
제시문을 분석하기에 앞서 우선 논제를 살펴보자.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자의 속성’이라고 밝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논제의 전반부가 요구하는 것은 문자의 속성과 관련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통점은 (가)와 (나)를 통해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다)는 또 다른 내용임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추론의 중심 축: ①제시문 (가)와 (나) / ② 문자의 속성
▶ 제2단계: 주요 어휘 분석
제시문에는 주장이나 견해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거들이 제시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어휘들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어휘를 분석함으로써 쟁점을 추론할 수 있게 된다. 핵심 어휘를 골라내는 작업을 해보자.
(가)
-문자에는 <나쁜 점>이 있고
-<그것>들에게 무엇을 묻는다면 아마 점잖게 침묵(그것=그림)
-문자들이 뭔가 <아는 것>처럼 네게 말을 건다고 생각하겠지
-그것들은 늘 <고정적>이고 <획일적>인 내용만을 줄 뿐(그것=문자)
-말은 한번 씌어지고 나면 ∼ 어떤지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지
(나)
-문자의 <독재>가 새롭게 시작
-문자를 통하지 않으면 <서민의 일상도 어려워진> 것
-모든 사람들이 책이란 걸 읽고, 나아가 글줄까지 긁적거릴 줄 알게 된 <일종의 개벽>
-그 독재는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이기도 했다. <‘앎의 민주주의’>
따라서 < > 안에 들어 있는 어휘들이 핵심적인 어휘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표현들을 적절히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쟁점을 추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정확한 추론을 위해서는 논리구조의 분석이 필요하다.
▶ 제3단계: 대립구도 분석
핵심 어휘들을 찾았으면 그 다음 단계는 각 제시문의 논리 전개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립구도를 통해 제시문의 쟁점을 도출해야 한다. 대립 구도는 크게 ①비교분석 ②심층분석 등의 측면에서 분석해야 한다. 전자의 경우는 서로 대립되는 개념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되 무게중심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 후자의 경우는 그 입장의 구체적인 주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다시 제시문 (가)를 보자. 이 제시문은 문자와 관련하여 ‘나쁨’의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나쁨’의 이면은 ‘좋음’이므로 ①좋음과 나쁨의 비교 분석을 통해 나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②‘나쁨’에 대해 획일적, 고정적이라는 측면에서 심층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따라서 앞에서 분석한 핵심 어휘들을 동원하여 이러한 논리를 따라가면 제시문 (가)에서는 다음과 같은 쟁점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자=나쁨=획일적=고정적(문자는 가변성과 융통성을 잃고, 획일적인 내용으로 고정된다.)
제시문 (나)의 경우 역시 ①‘문자의 독재’와 그 이면에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그 독재를 ②앎의 민주주의라는 점에 초점을 둔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독재’라는 어휘가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역시 앞에서 분석한 핵심 어휘들을 바탕으로 이러한 논리를 분석해 보면 제시문 (나)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추론할 수 있다.
△문자의 독재=개벽=앎의 민주주의(문자의 독재는 지식의 대중화를 통해 ‘앎의 민주주의’를 실현시킴으로써 문자의 대중적 사용은 근대화에 기여했다.)
▶ 제4단계: 공통쟁점 추론
이제까지 논의는 제시문 각각의 논점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간혹 제시문의 쟁점이 두 가지로 파악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논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제시문 간의 공통 쟁점을 추론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주장보다는 어느 지점에서 공통성을 보이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가) 문자는 가변성과 융통성을 잃고, 획일적인 내용으로 고정된다.
그런데 (가)의 경우는 문자의 속성을 부정적 측면에서 보고 있는 반면, (나)의 경우는 긍정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두 제시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공통 쟁점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예시답안: 문자는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되는 독재적 속성을 지닌다.
이갑식 학림논술연구소 인문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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