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
서울과 경기 안양시에서 온 덤프트럭 10대가 생활쓰레기를 쏟아낸 뒤 묻고 있었다.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현장을 안내하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홍보전산팀 박병록 과장은 “이 악취가 1년 만에 170억 원 넘게 벌어준 효자”라며 매립이 끝난 공간에 박힌 지름 60cm의 메탄가스 흡입용 포집(捕執)관을 가리켰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주민 2400만여 명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1990만 m² 규모의 수도권매립지(여의도 면적 6.7배).
그 한가운데 설치된 50MW급 메탄가스발전소가 가동 1년을 맞았다.》
2006년 12월 매립장 곳곳에 파이프를 설치해 쓰레기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모아 증기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지었다.
지난해 3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고 지난달까지 한국전력공사에 1억9700만 kWh, 177억 원어치의 전력을 팔았다. 가구당 월 200kWh 사용 기준으로 18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전력 생산 외에 10년 동안 연간 최대 121억 원의 부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지난해 4월 30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의 청정개발체제(CDM)에 온실가스 감축시설로 등록돼 2017년까지 연간 121억 원 상당의 온실가스배출권(CERs)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선진국과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한도를 넘었을 때 다른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살 수 있다. 한국은 아직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이 아니어서 배출권을 팔거나 훗날을 위해 저축할 수 있다.
매립공사 장준영 사장은 “매년 유엔의 위탁을 받은 업체에서 검·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자체 평가 결과 당초 인정받은 배출권의 70∼80%를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1차 검·인증 결과는 3월경 나온다. 성과가 알려지면서 중국과 베트남 등 15개국에서 온 외국인 900여 명이 지난해 발전소와 매립지를 찾았다.
중국 선양(瀋陽) 시와 교환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3개국과 7건의 MOU도 체결했다.
새 정부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가 공사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달 중 방문하는 일정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대체에너지로 각광받는 바이오디젤용 유채 재배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매립지 일부에 소규모로 시범 파종했다. 올해에는 1억 원을 들여 3만 m²의 넓은 면적에 씨를 뿌릴 계획이다.
장 사장은 “유채 재배에 성공하면 매립지를 대체에너지 복합시설을 만드는 데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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