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전직 대통령의 환경살리기 기대한다

  • 입력 2008년 1월 16일 06시 09분


“봉하마을에 일거리가 많아지겠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의 기자들은 요즘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뒤에도 뉴스를 양산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 대통령의 귀향이 최초이기에 더욱 그렇다.

기자는 지난해 가을 경남도청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총회 자원봉사자 발대식에 ‘파격적으로’ 참석했던 그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국정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와 나라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김태호 경남지사의 말에 “각별하게 소개하고, 덕담해 주어 고맙다”고 화답해 큰 박수를 받았던 그는 생태계의 중요성과 ‘인간 공동체의 복원’을 역설했다.

마을 앞 하천에 서식하던 동식물에 대한 회고도 곁들였다. 행사장에서 기자는 퇴임 후 그가 환경운동, 공동체 복원운동에 전념하는 모습을 그려봤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철새의 낙원 주남저수지에서 습지의 가치를 역설하고 방문객과 대화를 나누는 전직 대통령. 아름다운 ‘그림’ 아닐까. 김해 화포천 살리기에 나서고 10월 람사르총회의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면, 노벨상의 영예를 안은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부러울 이유가 없다.

활동적인 성격의 그가 현실정치를 완전히 떠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봉하마을 소하천의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생태하천으로 꾸미는 일부터 해보면 어떨까. 그러면 기자들의 걱정은 ‘기우’로 바뀌고, 국민의 평가도 ‘변화’할지 모른다.

그는 13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 북악산을 오르며 “봉하마을로 돌아갈 때 시민으로 돌아간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정치인에게 제대로 된 정치를 요구할 수 있는 시민의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40일 뒤 고향으로 돌아온 ‘시민 노무현’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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