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관광지 유치 등 일부지역만 혜택
개발가능 27곳중 24곳 규제걸려 제외
“정부예산 투입한 용산과 대조” 지적도
《미군에서 반환받은 공여지와 주변 지역의 개발이 첫 단추를 꿰었다. 정부가 최근 1단계 발전계획을 확정지었는데 경기도 관련사업이 79건. 경기도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여러 법안에 묶여 개발계획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미군기지가 집중된 경기지역의 공여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또 한국에 앞서 미군기지를 옮긴 뒤 개발계획을 추진한 일본과 독일의 사례를 4회에 걸친 시리즈로 짚어본다.》
경기도에서 주한미군이 반환하는 공여지는 172.98km²이다. 전국 반환 면적(177.97km²)의 97%를 차지한다.
6·25전쟁 이후 시작된 미군의 주둔으로 지역 발전의 기회를 잃었던 경기도는 공여지 반환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일부 지역은 대학을 유치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계속된 수도권 규제에다 차별적인 지원책 때문에 미군기지가 있던 경기 북부의 낙후 지역이 개발 효과를 거두지 못할까 걱정한다.
○ 시작된 공여지 개발
반환되지 않는 미군기지 현황 | ||
구분 | 기지 | 공여면적(m²) |
가평군 | 화악산이븐리치 | 8165 |
수원시 | 수원에어베이스 | 108만3089 |
성남시 | K-16에어필드 | 82만7521 |
탱고 | 97만5247 | |
양주시 | 광사리 | 12만7042 |
양평군 | 베아손 | 1만7600 |
연천군 | 감악산ASA | 19만4688 |
알라모ASA | 3만2711 | |
용인시 | 메디손 | 8만8979 |
용인 | 3만513 | |
의정부시 | 콩코드 | 1만192 |
파주시 | 파평산ATC | 162 |
평택시 | 험프리 | 497만8760 |
오산에어베이스 | 717만5669 | |
포천시 | 신북릴레이 | 5만3389 |
왓킨스레인저 | 5만4139 | |
영평사격장 | 1354만239 | |
자료: 경기도 |
경기 파주시가 미군에서 돌려받을 캠프 에드워드, 캠프 자이언트, 캠프 스탠턴에는 각각 이화여대 서강대 국민대 캠퍼스가 들어선다. 반환 공여지 개발 사업을 추진한 이후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의정부시 도심 복판에 자리 잡아 교통 체증의 원인으로 지목된 캠프 라과디아에는 수십 년 주민 숙원인 도로를 만든다. 포천시는 3조8000억 원을 투입해 관광단지를 조성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사업이 가시화되는 사례이다. 모두 정부가 2017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1단계 개발사업에 포함됐다.
경기도가 제안한 사업은 275건. 정부는 이 중 79건을 채택했다. 여기에 필요한 사업비는 국비 1조2274억 원, 지방비 8814억 원, 민자 5조562억 원이다.
그러나 미군기지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동두천시의 경우 3600억 원을 들이는 도로 개설을 제외하면 뚜렷한 발전 방안이 없다.
경기지역의 반환 미군기지 35곳 중 개발이 가능한 27곳 가운데 3곳만 1단계 개발사업에 포함됐다.
경기도 한배수 특별대책지역과장은 “반환 미군기지의 직접적인 개발보다는 인접한 지역의 소규모 사업을 많이 선정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2단계 계획에는 반환 미군기지 개발사업이 모두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공여지 개발에도 규제의 그림자
반환 미군기지 개발의 근거법은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대학 신증설 금지, 공장총량제, 개발제한구역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의정부시는 캠프 스탠리에 광운대 캠퍼스를 조성하고 싶지만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지난해 7월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아직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대진대 법학과 소성규 교수는 “공여지 특별법의 입법 취지는 타당하지만 정부가 균형발전과 수도권 규제를 큰 정책 방향으로 선택해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산업단지 공급물량 별도 배정 △반환공여구역 내 개발제한구역 해제 △반환공여구역 및 주변지역에 4년제 대학 신설 허용 등 3가지 방안을 개정 법률에 반영하도록 건의했다.
○ 원칙 없는 지원책
경기도는 정부가 미군 용산기지에 국가예산으로 민족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미군기지를 옮긴 뒤 국가예산으로 개발계획을 지원하는 정책을 경기도에는 적용하지 않고 차별한다는 생각에서다.
미군기지가 떠나는 경기 북부의 개발과 관련해 정부는 별다른 예산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미군기지 상당수가 평택으로 이전한 뒤에도 경기도는 북부지역에서 2275만 m²의 공여지를 미군에 제공해야 한다.
반면 정부는 미군기지(1230만 m²)가 확대되는 평택시에 보상 차원의 지역발전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18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 북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용도로 공여지를 개발하려 해도 정부로부터 유상으로 사들여야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피해 정도와 재정 여건을 감안한 지원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며 “경기 북부만 지원에서 제외하는 정책은 지역 역차별이므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경기북부 44%가 군사구역 묶여 고통”▼
김문수 경기지사 기고
경기도는 다 잘사는 줄 안다. 착각이다. 국립종합대도 국립박물관도 없다. 영화관 없는 시군이 8곳이다. 경기 북부에는 고속도로 하나 없다가 지난해 말 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소원을 풀었다.
대한민국 국방력의 상당 부분이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평택 2함대 사령부, 화성 해병대사령부, 용인 3군사령부, 오산 미공군사령부 등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물론 미군부대의 90%가 있다.
경기도는 국가 안보를 위해 지역 발전을 양보한 헌신과 고통의 지역이다. 경기 북부 전체 면적의 44%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고친다. 군산 직도사격장을 만들 때 정부는 3342억 원을 지원했다. 경기 포천시 영평사격장은 직도사격장보다 130배나 더 크지만 지원은커녕 규제만 가득하다.
서울 용산 미군반환기지에는 특별법까지 만들고 1조5000억 원을 투입해 민족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경기도는 수도권정비법, 물 관련 규제, 군사시설 규제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 무용지물이다.
14일 정부가 발표한 주한미군 공여지와 주변 지역에 대한 1단계 개발 계획도 경기도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경기도가 행자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은 275건이었다. 하지만 관계 부처 협의 과정에서 상당 부분이 제외됐다. 79건만 채택됐는데 관계부처에서 이미 계획했던 것이다.
통일시대, 대륙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반환되는 미군기지와 주변 지역을 전략적으로 개발해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가 있다. 정부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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