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프라자호텔에서 수능 등급제 개선 방법 및 적용 시기, 대입 자율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을 포함해 35개 대학이 참가했고, 고려대와 서강대 등은 불참했다.
협의회장인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현재의 수능 등급제는 문제가 많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표준점수 백분위 원점수까지 공개해 대학별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 간 이해관계가 모두 달라 논의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이 팽팽히 맞섰다.
이재용 연세대 입학처장은 “등급제에선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낮은 등급을 받고 한 등급 안에서도 점수차가 너무 커 변별력이 없다”며 “등급제가 폐지되면 (본고사 형식의) 논술을 보겠다는 대학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일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변별력이 없는 수능 등급을 제공하다 보니 대학들이 이를 모두 점수로 환산해 쓰면서 점수 역전현상이 일어난다”며 “성적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방식으로 등급제를 보완해 대학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등급제는 수험생의 실력을 공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보완 시기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2009학년도부터 등급제를 보완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반대 의견도 커 수험생과 사회적 혼란을 고려해 정부가 보완 시기를 신중히 결정해 달라”고 밝혔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비롯한 6개 지역별 협의회 논의 결과를 모아 2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열린 부산 경남권 전라권 등 3개 지역 협의회도 등급제를 보완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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