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 호텔신라 사장 첫 소환

  • 입력 2008년 1월 19일 04시 49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8일 성영목(52) 호텔신라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삼성 고위 임원이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은 특검 출범 뒤 처음이다.

성 사장은 1990년대 초 이건희 회장 비서실 재무팀 차장, 삼성증권 경영기획팀장을 지냈으며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확인한 150여 명의 차명 의심 계좌 명의자 중 한 명이다.

성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특검 건물 앞에 도착해 8층 조사실로 직행했다.

특검은 이날 검찰의 기초 수사 기록과 차명 의심 계좌 추적 자료, 계좌 운용 과정에 대한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성 사장에게 계좌 개설 경위와 투자된 자금의 출처, 운용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특히 차명 의심 계좌 수십 개씩에 ‘0000’ ‘1111’ 등의 비밀번호가 동일하게 부여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사장과 함께 삼성증권 실무 직원 2명도 이날 차명 의심 계좌 운용 등과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성 사장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매일 삼성 임직원 2, 3명씩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성 사장을 비롯해 배호원(58) 삼성증권 사장, 민경춘(55) 삼성사회봉사단 전무, 전용배(46) 전략기획실 상무 등 계열사 임원들과 전략기획실 산하 경영지원팀 최모, 김모 부장 등 10여 명의 삼성 임직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기 위해 소환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석 요청을 받은 삼성 임직원들은 모두 차명 의심 계좌 명의자들로 그룹 전략기획실 또는 산하 재무 담당 부서나 비서실에서 오래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 중이다.

특검은 삼성 전현직 임원 150여 명 명의의 차명 의심 계좌 1000여 개 가운데 차명 개설 가능성이 높은 500여 개 계좌를 중심으로 계좌 추적 중이다.

특검은 계좌 추적 등 비자금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세청 등 금융감독기관과 공조하면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업무상 특별한 이유가 없는 소환 대상자들부터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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