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도 고만고만… “국민 혈세 낭비” 지적
경찰청이 경찰청장 취임 때마다 전국 경찰서의 현판을 교체하기 위해 매번 5억 원 정도의 혈세를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김한길(대통합민주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2003년부터 5년 동안 새 청장의 지휘 방침을 담은 현판을 세 차례 바꿔 다는 데 모두 14억3752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경찰청은 최기문 전 청장이 취임한 2003년 3월 4억9879만 원을 들여 ‘함께하는 치안, 편안한 나라’라는 지휘 방침을 담은 현판 2569개를 전국 경찰서 관서에 바꿔 걸었다.
2년 뒤 허준영 전 청장이 취임했을 때도 ‘최상의 치안 서비스를 위해’라는 내용의 현판으로 바꿨다. 경찰은 당시 2302개의 현판을 바꿔 다는 데 4억4691만 원을 사용했다.
1년 만에 퇴임한 허 전 청장을 이어 이택순 청장이 취임할 때 역시 4억9182만 원을 들여 전국 2355개 관서의 현판을 ‘믿음직한 경찰, 안전한 나라’라는 내용으로 교체했다.
김 의원 측은 “청장의 지휘 방침이 크게 다르지도 않은데 청장이 새로 취임할 때마다 전국 관서의 현판을 교체하는 것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며 “다음 달 어청수 경찰청장 후보자가 새 청장으로 취임하면 또 현판 교체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