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의 핵심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배임 사건’ 관련 실무 직원 3명을 이번 주 안에 소환 조사할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특검팀은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11일부터는 임원급 인사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관련자 소환 조사가 시작되면 비자금 의혹 수사와 함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도 본격화된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에버랜드 사건은 피고발인이 33명이지만 2명(허태학, 박노빈 에버랜드 전 현직 사장)만 재판을 받았다. 그 사건을 처리하는 것도 특검의 임무다”라고 말해 이건희 회장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은 에버랜드 사건 피고발인 33명 중 이 회장을 제외한 32명을 모두 조사한 뒤 이 회장 소환에 대비해 조사 내용까지 마련해 놓고 대법원에 계류 중인 에버랜드 사건의 확정 판결을 기다려 왔다.
에버랜드 사건의 핵심은 중앙일보 등 에버랜드 주주였던 계열사들이 자신들에게 배정된 CB 인수 권리를 포기하고 이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이 인수하도록 하는 과정에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기획과 공모가 있었는지 밝히는 것이다.
특검팀은 에버랜드 사건을 비롯해 서울통신기술, 삼성SDS, e삼성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와 관련한 4건의 고소 고발 사건 참고인들에 대해서도 소환 일정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이날 차명 계좌 명의자인 박기성(53) 삼성물산 전무를 소환 조사했다. 이날 소환 통보를 받은 6명의 계열사 임직원 중 5명이 복통과 업무상 이유 등을 들어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李회장 최근 입원했다 퇴원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최근 독감으로 1주일 넘게 입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심한 독감에다 몸살로 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가 17일 퇴원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회장은 조준웅 특검 수사팀이 집무실인 승지원과 자택을 압수수색한 14, 15일 자택에 머물지 않고 입원 중이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