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초등생도 1년만에 거침없이 “Yes, I can!”

  • 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11분


‘영어로 영어수업’ 뜨거운 관심 29일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어수업 개선 연구대회 발표회에 참석한 교사들이 수업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박영대 기자
‘영어로 영어수업’ 뜨거운 관심 29일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어수업 개선 연구대회 발표회에 참석한 교사들이 수업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박영대 기자
■ 영어수업 발표회

“OK, friends, what's this(자, 친구들, 이게 뭐죠)?”

“It's a bird(새요).”

“Yes, it's a bird. But it has no wing. Can it fly(맞아요, 새죠. 그런데 날개가 없네요. 날 수 있을까요)?”

“No it can not fly(아니요, 날 수 없어요).”

“OK, Let's make a wing(자, 그럼 우리 날개를 만들어 줄까요)?”

29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최로 열린 ‘2007 영어수업 개선 연구대회 발표회’에 영어수업 우수 사례로 선정돼 시연에 나선 김정희(경북 의성 점곡초등학교) 교사가 종이새를 들고 설명하자 학생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김 교사는 “영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농촌 지역 학생들이라 1년 전만 해도 수업을 이해하는 데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잘 따라온다”고 말했다.

이 수업에 참여한 전민영(점곡초 3년) 양은 “게임 하듯 영어를 배우니까 굉장히 재미있고 수업시간에 많이 웃었다”며 “요즘에는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영어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수영모를 쓴 학생이 박태환, 야구 배트를 든 학생은 이승엽 역할을 맡아 서로에게 수영과 야구를 할 수 있는지를 영어로 묻고 답하면서 이날 학습 목표인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를 영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혔다.

중등반 시연에서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신상중학교 송은순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의 장단점을 토론했다.

석민정(신상중 1년) 양은 “영어수업 시간에 영어를 많이 쓰니까 두려움도 줄고 더 잘 들려 재미있다”며 “친구들과 영어로 잡담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고교 영어교사 유모(42·여) 씨는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이 참신해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원어민이나 보조 교사의 도움 없이 한 반에 30, 40명이 넘는 학생을 대상으로 시도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최근 영어 공교육 강화가 급속하게 추진돼 불안해하는 영어교사가 많다”며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위해서는 영어교사를 위한 심화 연수 기회 확대와 영어수업 전용 교실 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회장에는 최근 새 정부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 발표에 따른 관심을 반영하듯 430석이 넘는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교사, 학부모가 몰렸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장용욱(25·한국외국어대 영어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 동아일보 편집국 사진부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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