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신청 추진
전남 강진군 청자박물관이 10억 원이 넘는 국보급 청자 유물을 구입했다.
강진군은 다양한 꽃무늬가 상감된 ‘청자상감 모란국화연화문 과형주자(靑磁象嵌 牧丹菊花蓮花文 瓜形住子·사진)’ 1점을 구입해 다음 달 5일부터 공개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국보급인 이 청자는 참외 모양의 12개 골이 있으며 높이 23.6cm로 고려시대인 13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청자는 비례가 이상적이고 손잡이와 주구(注口)의 균형이 안정적이며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청자 중 유일하게 연잎을 말아 붙인 듯한 형태의 양각(陽刻)이 특징이다.
또 청자 위 아래쪽에 연판문(蓮瓣文)을 둘러 몸체 중앙에 넓은 공간을 마련했고 12개 주름 면마다 연꽃, 모란, 국화, 규화(葵花·해바라기 꽃)의 꽃가지를 새겨 넣어 완성미를 더해주고 있다.
강진군은 이 청자를 개인 소장가에게서 구입했으며 값은 15억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자박물관은 이 유물이 보존 가치가 높다고 보고 조만간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청자박물관은 지난해에도 청자상감유로수금문병(靑磁象嵌柳蘆水禽文甁)과 청자상감연화절지문주자(靑磁象嵌蓮花折枝文注子), 청자상감모란문대접, 청자상감국화문접시, 청자상감국화문잔, 청자잔 등 문화재급 청자 6점을 구입했다.
이 가운데 문병은 높이 35.3cm의 대작(大作)으로 몸체가 세로로 여섯 개의 문양대가 있고 연꽃과 갈대, 버드나무, 학 등 4개의 문양이 반복 상감돼 있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물관은 또 2006년 국보 220호로 지정돼 있는 상감운학모란문개합(象嵌雲鶴牧丹文蓋盒)등 2점을 구입하기도 했다.
1997년 대구면에 건립된 청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급 유물은 모두 170점으로 시가가 50억∼6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관요(官窯)에서 매년 7000여 점의 도자기를 생산해 6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윤순학(49) 강진청자박물관장은 “예산이 허락하는 한 문화재급 청자 구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관람객과 도예 전공자에게 고려청자의 소중함과 의의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