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700억대 항공기 좌석 시트 밑에 숨겨 밀수출입

  • 입력 2008년 1월 30일 18시 48분


항공사 기내서비스 용역업체 직원과 짜고 14년 동안 760억 원대 금괴를 밀수출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외사국 국제범죄수사대는 30일 금괴 밀수 총책 최모(52) 씨와 귀금속상 전모(56) 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항공사 용역업체 직원 박모(60)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 등은 1994년 12월부터 지난 달 중순까지 219차례에 걸쳐 한국과 홍콩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기 좌석 밑에 시가 766억 원어치의 금괴를 숨겨 밀수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홍콩과 국내 금값을 비교해 싼 곳에서 금을 사들여 비싼 곳에 파는 수법으로 금괴 1kg당 80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며 "지난 10여 년 동안 챙긴 시세차액이 모두 20억 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최 씨 등은 박 씨에게 여객기 이륙 전 좌석 밑에 금괴를 숨겨 두게 한 뒤 목적지에 도착하면 또 다른 항공사 용역업체 직원을 통해 금괴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여객기 좌석에서 시트를 분리할 수 있는데 그 안에 1kg짜리 금괴 12개가 들어간다"며 "금괴가 납작해 시트를 덮어놓으면 감쪽같이 숨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 씨 등은 이 같은 수법으로 한 번에 1kg짜리 금괴 12개씩을 운반했으며 이들이 14년 동안 밀수출입한 금괴는 2640kg이나 됐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 10여 명을 쫓는 한편 공항 세관 관계자의 공모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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