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이 31일 주최한 ‘한반도 대운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경제 토목공학 환경을 전공한 교수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법대 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는 교수와 학생 등 300여 명의 청중이 참가한 가운데 발제자로 나선 교수들이 대운하를 건설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는 “강은 원래의 형태를 유지해야만 홍수의 파괴력을 줄이고 자연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다”며 “강을 직선화하고 수심을 일정하게 만드는 대운하는 환경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에서는 1920년대 플로리다 대운하가 완공되자 홍수로 2000여 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고 수중생물이 사멸하면서 90∼95%의 물새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홍종호 경제학과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는 규모와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볼 때 제2의 청계천이 될 수 없고 수송 체계 측면에서 볼 때 제2의 경부고속도로가 결코 될 수 없다”며 “수요자인 해운업자의 입장이 아니라 공급자인 건설업체의 입장에서 수립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은 김정욱 김상종(생명과학부) 송영배(철학과) 이준구(경제학부) 교수 등 4명의 공동대표를 포함해 8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