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대입논술, 이것만은 알아두자

  • 입력 2008년 2월 4일 02시 54분


■ 유형별 논술 작성법

③ 관점 분류형

제시문 내용 비교의 열쇠, ‘쟁점’을 제대로 찾자

○ 관점 분류형이란?

‘공통쟁점 추론형’과 ‘요약형’ 논술은 주로 제시문의 이해도를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관점 분류형’은 제시문의 쟁점을 비교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논제다. 넓게 보면 ‘비교 분석형’으로 볼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분류하는 것을 요구하는 논제는 관점 분류형으로 세분해 접근하는 것이 논제에 충실한 답안이 된다.

관점 분류형은 그 자체가 독립된 논제로 등장하기 어려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로 분류하시오”식의 논제가 드물다. 왜냐하면 제시문을 분류하거나 어느 한 관점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는 이해력, 창의력, 논리력, 표현력 중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 유형은 비교분석, 원인분석, 비판, 설명 등의 논제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점 분류형은 결국 어떻게 분류하고 어떤 관점을 선택하는가보다는 각 제시문의 내용을 서로 비교하면서 내용이나 논리의 흐름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 유형의 주된 평가 항목은 이해력과 논리력이다. 표현력은 모든 논제의 기본적인 평가항목이므로 여기에서도 당연히 포함된다. 공통쟁점 추론형과 요약형이 주로 이해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관점 분류형은 논리력의 평가도 아울러 강조한다. 만약 쟁점이나 제시문의 분류·선택이 단일한 논제라면 이해력을 주로 평가한다고도 볼 수 있다.

○ 관점 분류형 논술 작성법

관점 분류형의 핵심은 제시문을 일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그 각각의 내용 혹은 특징을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제시문의 쟁점을 제대로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쟁점과 관련하여 내용을 요약해야 한다. 논제의 표현이 ‘특징 제시’, ‘쟁점 제시’, ‘설명’ 등으로 다양하므로, 엄밀히 볼 때 요약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유형은 형식적 측면에서 볼 때 쟁점 추론과 요약형이 결합된 형태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여기에 덧붙여 이 유형에서 익혀야 할 내용은 제시문들 사이의 연관관계다. 쟁점추론의 경우에도 각 제시문의 공통점을 추론하는 경우 제시문들의 연관관계를 분석해야 했다. 공통쟁점을 추론할 때도 연관관계의 분석이 요구되었지만, 그때는 각 제시문에서 추론한 내용의 주장 혹은 대상을 비교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각 제시문의 논점은 어느 정도 분석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그 쟁점을 종합하여 공통점을 추출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관점 분류형 논술 작성법
단계분석 방식
1단계: 쟁점 추론각 제시문의 핵심 쟁점 추론
2단계: 분류쟁점 및 연관관계 분석을 통한 관점 분류(연관관계 1단계 작업)
3단계: 설명연관관계를 통해 분류한 관점을 중심으로 요약 및 설명(연관관계 1단계 및 2단계 작업)

○문제 해결의 실제

※ 제시문 [가]∼[라]는 어떤 대상 및 현상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4개의 제시문을 두 관점별로 짝을 지어 각각의 특징을 제시하시오. (400±50자)

[가] “다른 이와 명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척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입니다. 사람들은 카드놀이나 여자를 좋아하기도 해요. 경마에 빠지는 사람도 있죠. 저는 애들을 사랑합니다. 그건 결코 희생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일이거든요. 제가 원해서 해요. 겉으로 드러난 희생을 믿지 마십시오. 사람을 현혹시키는 가식적인 것이니까요.”[안제이 바이다, 영화 ‘닥터 코르작’]

[나] 이타주의자는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을 스스로 발견한다. 그것은 책을 쓰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일 수도 있다. 자녀를 똑바르고 착하게 키우는 것일 수도 있다. 새로운 요리법을 만들어 내는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존 템플턴, ‘템플턴 플랜’]

[다] 현재 환경보호론자의 대부분은 곤충과 박테리아에게도 권리가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고, 그 사실은 그들도 역시 인간의 존엄의 우위성을 믿고 있는 것의 발현인 것이다. 결국 그들이 바다표범 새끼와 치어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 그러한 생물을 주위에 놓아두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환경보호 입장에서 따지자면 이것은 분명 ‘위선’이다. 만약 인간이 자연의 생물보다 뛰어난 존엄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한다면, 바다표범 새끼와 같은 자연의 일부가 또한 자연의 일부인 에이즈 바이러스보다 높은 존엄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사의 종말’]

[라] 제가 속해 있는 ‘아일랜드 자선 수녀회’를 창설한 메리 아이켄헤드는 기아와 질병, 콜레라가 만연하던 시기에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헌신적이고도 유익한 단체를 세웠습니다. 그녀는 수백 장의 편지를 통해 19세기 초의 아일랜드에 대한 통찰력을 사람들에게 전파하였으며, 정신력과 자기희생, 헌신, 절망에 빠진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었습니다.[스태니슬라우스 케네디. ‘영혼의 정원’]

▶ 제1단계: 쟁점 추론

우선 각 제시문의 핵심 쟁점을 추출하면 다음과 같다. 이타주의, 희생, 헌신 등의 핵심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므로 쟁점 파악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가] 모든 희생은 가식적인 것이다. 모든 행위의 목적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 이타주의자는 다양한 봉사를 통해 세상을 보다 더 좋은 곳으로 만든다.

[다] 환경보호론자들이 다른 생물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위선이다.

[라] 메리 아이켄헤드는 자선단체를 통해 초인적인 자기희생과 헌신을 보여주었다.

▶ 제2단계: 분류

1단계에서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제시문을 분류해야 한다. 따라서 각 제시문이 어떤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논제가 요구한 ‘어떤 대상 및 현상’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제시문들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대상은 각기 다르지만 각 쟁점의 주요 대상은 ‘이타주의’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가]는 이타주의의 발현으로서의 희생을 부정하고 있고, [나]는 이타주의자들의 봉사가 세상을 바꾼다고 말하고 있으며, [다]는 이타주의의 대상을 동물로까지 확장한 환경보호론자들의 위선을 질타하고, [라]는 이타주의를 실천한 구체적 인물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시문들은 ‘이타주의’에 대한 관점 차이에 따라, 이를 긍정하는 [나] [라]와 부정하는 [가] [다]로 분류할 수 있다.

▶ 제3단계: 설명

쟁점을 추론한 1단계와, 관점을 분류한 2단계에 근간해 각각의 제시문들 쟁점에 대해 취하고 있는 입장을 간략하게 제시한다.

▷ 예시답안

제시문은 이타주의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제시문 [나]와 [라]가 이타주의를 긍정하고 이에 대한 신뢰를 보내는 반면, 제시문 [가]와 [다]는 이타주의를 부정하며 이는 단지 가식과 위선일 뿐이라고 질타한다.

먼저 제시문 [나]는 일상에서 이타주의가 발현되는 다양한 경우를 소개하며 이러한 노력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고 주장한다. 제시문 [라] 역시 메리 아이켄헤드의 자선 활동이 가난한 이들에 대한 지대한 사랑과 자기 헌신에 의한 것임을 강조한다.

반면 제시문 [가]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 결코 희생이 아니라 가식이며, 근본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역설한다. 제시문 [다]도 타자의 범주를 인간을 넘어 동물로까지 확장한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은 위선이며 그들의 행위 역시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420자)

임호일 학림논술연구소 상임연구원

▼사례로 보는 논술답안 작성법▼

■논술 답안 작성 시 유의할 점

주관 빼고 간결하게… 구어체보다 문어체로

① 문체와 어조는 객관성 유지

편지나 수필, 그리고 문학작품에서는 주관적 감상을 표현할 수 있지만, 학술 논문이나 논술 시험에서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글을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라고 생각한다’와 같이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거나,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나 ‘모두가 분노할 일이다’와 같은 주관적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은 지양해야 한다.

[사례] 나는 영어 공용화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문제점] 주관적인 표현이다.

[적절한 표현] 영어 공용화는 세계화시대에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② 구어체나 문학적 표현보다는 문어체와 개념어를 사용

논술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구어적 표현보다는 개념적 어휘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형 폐지’라는 표현보다는 ‘사회 구성원 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사형제도 폐지’라는 표현이 좀 더 논술에 적합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메시스’, ‘아우라’와 같은 전문용어 사용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수사법을 많이 사용할 경우 논리적 오류가 발생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글이 완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은 문학적 표현을 삼가는 것이 좋다.

③ 만연체보다는 간결체로 쓸 것(한 문장은 30∼50자가 적당)

논술시험은 해당 논제에 대해 학생이 쓴 답안이 문제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충족시켰는가를 채점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채점자가 학생의 글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짧게 써야 뜻이 명확해진다. 복문과 중문을 자제하고, 너무 긴 문장은 접속사로 이어주는 게 낫다.

[사례] 기업의 주주는 노동자의 임금을 최소로 하고 상품의 창출이익은 극대화하여 결국 주주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하려는 반면,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일한 대가를 정당하게 받기를 요구하며 노동자의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편의도 요구한다.

[문제점] 학생은 최소한 3가지 내용을 한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문장의 글자 수가 150여 자에 이른다.

[적절한 표현] 기업은 비용의 지출을 최소화하여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편익 증진을 위하여 노력한다.

④ 자신의 주장에 확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라

학생이 자신의 글에 자신이 없다면 읽는 사람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따라서 ‘∼한 것 같다’, ‘∼할 것이다’류의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추측투의 문장을 구사해서도 안 된다. 수동적 표현보다는 능동적이고 자신감 있는 자세가 독자에게 신뢰를 준다.

⑤ 글씨체와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에 주의하라

논술이 평가에서 높은 배점을 가진 항목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못했을 경우 답안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도 첫인상이 중요하듯 여러분의 글의 첫인상은 이런 사소하고 형식적인 부분에서 결정될 것이다.

김현진 학림논술연구소 상임연구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