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용 전수석 “선거 의식해 오버… 실수였다”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선정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야기한 윤승용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4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선거를 의식해 의욕이 앞선 나머지 사실을 부풀렸다”며 “이것이 이번 사건의 전말”이라고 몇 번씩이나 강조했다. 다음은 윤 전 수석과의 일문일답.

―원광대 로스쿨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적힌 선거홍보물의 디자인 확정(1월 27일)과 홍보물의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신고(1월 29일)가 교육인적자원부의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발표 시점(1월 31일)보다 앞선다.

“선거 홍보물은 설 연휴 전에 배포를 해야 한다. 원광대가 선정될 것을 기정사실화해서 일찌감치 디자인을 확정했다. 만약 원광대가 탈락하면 홍보물을 고치려고 했다. 설 연휴까지 시간이 없었다. 1월 27일 디자인을 확정해 선관위에서 허락을 받았고, 1월 29일 선관위에 신고했다. 유권자들에 대한 발송은 1월 31일부터 했으며, 당일 받아본 유권자들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수석비서관을 지낸 인사가 선거 홍보물에 ‘청와대 로스쿨 태스크포스(TF)’ 등을 적시하며 ‘역할’을 강조할 때 그 파장을 과연 몰랐을까.

“선거 상황이 너무나 다급했다. 현역 국회의원 두 사람이 원광대 로스쿨 유치가 자신들의 공인 양 홍보를 하기에 오버했다. 실수였다.”

―법학교육위원회가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을 결정하고 이를 교육부에 보고하기 전에 이미 윤 전 수석은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아니다. 정말 몰랐다.”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선정 과정에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검찰 수사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청와대 참모는 정무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특히 홍보수석은 정해진 분야가 없다. 그러나 직권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다급한 나머지 사실을 부풀린 것, 그것이 이번 사건의 실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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