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벽과 눈으로 덮인 겨울 한라산이 해외 원정등반 준비를 위한 최고의 산악 훈련지로 자리 잡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올겨울 들어 이달 초까지 11개 단체 전문산악인 117명이 한라산에서 겨울 훈련을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설 연휴 기간에는 세계 최초로 산악그랜드슬램(히말라야 14좌, 7대륙 최고봉, 지구 3극점 등반)을 달성한 박영석(45) 씨와 일행 등 12명이 훈련을 했다.
한라산을 찾은 산악인들은 해발 1860m ‘장구목’ 일대에서 극지 등반에 필요한 제동법, 러셀(눈을 다져 길을 내는 작업), 설벽 등반 등의 고난도 기술을 익혔다.
이들은 대부분 3∼5일 고지대에 머물며 훈련을 하는데 일부 산악 팀은 3개월 동안 훈련을 하기도 한다.
한라산 정상 일대는 히말라야 등과 지형뿐 아니라 악천후 등 기상조건도 비슷해 국내 산악인들이 해외 원정을 갈 때 한 번은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박 씨는 “겨울 한라산은 히말라야 등반을 꿈꾸는 산악인들이 사전 적응 훈련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한라산에서 훈련을 마친 뒤 중국의 처녀봉과 에베레스트 등정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산악훈련 팀의 안전을 위해 용진각 등 주요 훈련장소에 안전지도 요원을 파견해 놓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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