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향토 백화점 VS 서울 백화점

  • 입력 2008년 2월 12일 07시 25분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백화점의 대구 진출 움직임이 최근 본격화되자 향토 백화점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들은 대형 백화점의 대구권 본격 진출에 대비해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백화점 내 문화시설 확충 등의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대형 백화점 진출 땐 판도변화 예상=대구시와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대구 중구 계산동 동아쇼핑 옆 일대 터 1만5000여 m²를 확보해 대형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이곳에 대형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는 사업의 타당성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공시를 낸 바 있다.

지역 유통업계는 현대백화점이 백화점 형태의 대형 쇼핑몰을 지어 2010년경 문을 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사거리 부근에 백화점을 세우기 위해 터 매입을 검토 중인 신세계백화점도 이달 중으로 대구 진출에 대한 의견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롯데쇼핑㈜은 대구 동구 봉무동에 들어서는 신도시인 ‘이시아폴리스’에 조성될 패션거리에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을 짓기 위해 1일 대구시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 아웃렛은 연면적 4만여 m²로 국내외 120여 개 명품 브랜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고품격 매장으로 꾸며지며 복합영화상영관, 대형 서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내년 9월 문을 열 예정이다.

지역 의류업계는 롯데쇼핑 측이 기존의 대구지역 2개 백화점을 이 아웃렛 매장과 연계해 운영하면 지역 의류업계의 상권에 상당한 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수성(守城)에 비상 걸린 향토 백화점=대구백화점은 도심에 위치한 입지상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고객 밀착형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대백프라자점에 명품 매장을 추가로 개설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 전시매장도 적극 발굴하고 백화점 내 갤러리와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확충해 고객 유출을 차단키로 했다.

이와 함께 자체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유통채널도 다변화하기로 했다. 또 동아백화점은 주력 매장인 동아쇼핑 옆에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정면 대응키로 방침을 정했다.

동아백화점은 오랜 경험과 고객 기반,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백화점과 대등한 경쟁을 통해 다져온 마케팅 기법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

이 밖에 동아쇼핑점과 대구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메트로센터 지하상가의 연계 효과를 높이고 쇼핑점 북편 중구 덕산4지구 재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이곳에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 및 판매시설을 짓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대구백화점 구정모 대표이사는 “서울 등 수도권 유통업체들의 대구 진출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내부 역량을 최대한 살리고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 향토 백화점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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