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 - 경북도 공무원들 ‘현장 속으로’

  • 입력 2008년 2월 14일 05시 53분


대구시 기업유치 발로 뛴 직원에 성과급

경북도 기업-농수산 현장 체험교육 강화

“대구시의 투자유치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현장과 부대끼면 길이 보인다고 믿어요.”

대구시 투자유치단에 근무하는 7급 직원 강문경(40·여) 씨는 최근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김범일 대구시장에게서 성과급 300만 원을 받았다. 기업유치와 관련해 성과급을 받은 것은 강 씨가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대구 달성군 구지면 산업단지에 반도체 부품업체를 유치하는 데 남다른 노력을 했다. 공장이 들어설 터가 마땅하지 않아 해당 기업이 충남 천안시 쪽을 생각했지만 그는 전문가 의견을 파악해 공장 설립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기업 관계자들에게 설명해 신뢰를 얻었다. 200억 원을 투입할 이 회사는 이르면 다음 달 공장 준공식을 열 예정이다.

경북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대구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3일 “항상 수요자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해야 효율적인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라며 “직원 한 명이 대구시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길 찾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현장행정을 강조한다. 사무실 책상을 벗어나 발로 뛰라는 것이다.

김 시장은 최근 대구경북중소기업청장과 KOTRA 대구경북무역관장과 함께 성서공단에서 기업체 대표 10명과 머리를 맞댔다.

업체 대표들은 △대명천의 물이 썩어 악취가 심하고 여름에는 모기가 극성이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과 연계한 셔틀버스가 필요하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시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등의 여러 가지 건의를 했다.

김 시장은 “책상에 앉아서는 기업들이 무엇을 가려워하는지 알기 어렵다”며 “경제부서뿐 아니라 일반 행정부서 직원들도 항상 현장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해야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의 현장 강조는 유별나다.

지난해 10월부터 직원들을 도내 기업과 농수산업 현장으로 일주일 동안 출근토록 하고 있다. 경북도는 현장을 느끼고 배우도록 한 것을 올해부터 확대할 방침이다.

직원 교육도 ‘현장에서 답을 찾는’ 방식으로 확 바꾸기로 했다. △견학 △체험 △탐방 △가치교육 △도민포럼을 5대 중점 교육으로 삼아 ‘현장’을 사무실로 여기는 두뇌 개조에 나선다는 것이다.

견학교육은 다른 시도의 정책 가운데 모범사례 현장을 직접 방문해 연구하도록 하는 것이며 탐방교육은 경부운하와 낙동강 프로젝트, 동해안 개발 등 핵심 정책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낙동강 등을 답사하는 것.

지난달 김관용 지사를 비롯한 국장 및 과장급 간부들이 경북 경주에서 합숙을 하며 현장중시 교육을 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도내 읍면동장 400여 명을 대상으로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행정의 중요성에 관한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경북도 나병선 인재양성팀장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경북의 발전을 이끈다는 각오로 현장과 씨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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