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촌락이 형성됐기 때문에 돌고개 주변에는 주택이 많다. 아파트가 드문드문 들어섰지만 인근 수박등에는 아직도 텃밭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있고 가을에 새를 쫓는 허수아비를 볼 수 있는 ‘도심 속의 시골’이다.
○ 시민과 함께하는 돌고개역
돌고개역은 하루 승하차 인원이 3000여 명으로 북적이지 않고 대합실 분위기는 정겨움이 넘친다.
지하 1층 벽면을 ‘꼬마 미술관’으로 꾸며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작품을 연중 전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치원생들의 견학 역으로 인기다.
자원봉사자들도 자주 눈에 띈다. 인근 서문교회 신도들과 광주지하철 시민 서포터스인 ‘메트로엔젤’ 회원들이 역에 나와 승객을 안내하고 휠체어 장애인들의 탑승을 도와주고 있다.
지난해 7월 결성된 광주지하철 13개 역 메트로엔젤 회원 7000여 명 가운데 2000여 명이 돌고개역 회원이다.
이들은 돌고개역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친목을 다지면서 서비스 향상을 위한 모니터링과 지하철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등 ‘지하철 수호천사’ 역할을 하고 있다.
돌고개역은 고객 불편이나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45분짜리 지하철 화재예방 영상물을 자체 제작해 지난해 역 종합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맛집
인근에 전남지방경찰청, KT, 한전 등이 있어서 직장인의 입맛을 돋우는 맛집이 많다.
3번 출구 쪽 ‘장흥식당’(362-5473)은 갈치조림(1인분 6000원)과 된장찌개(4000원)가 주 메뉴. 매일 담근 햇김치를 내놓고 밑반찬도 깔끔하다.
인근 ‘금강산석쇠불고기’(365-1515)는 생태탕(6000원)과 매콤한 등갈비(8000원)로 유명하다. 싱싱한 생태에다 북어, 다시마, 대파 등을 넣고 끓인 국물 맛이 일품.
1번 출구 쪽 ‘원조 추어탕’(361-5448)은 짱뚱어탕(7000원) 전문식당. 짱뚱어를 삶아 살을 발라내고 그 뼈로 국물을 우려낸 뒤 시래기를 넣어 끓이는데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다.
인근 ‘월강’(366-6564)과 ‘춘원아구복집’(364-3536)은 복요리로 15년 넘게 영업 중이다. 얼큰한 복탕과 개운한 맑은 탕(1만6000원)으로 항상 문전성시다. ‘청해명가’(361-0089)는 맑은 대구탕(7000원)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가마솥 나주곰탕’(369-8008)은 고기와 뼈를 5시간 동안 우려내 곰탕(6000원) 국물이 맑고 깔끔하다. ‘갈비어천가’(351-9282)는 고기 맛이 좋고 값이 싸 퇴근길 직장인들로 붐빈다. 10가지 이상 양념으로 버무린 돼지갈비(1인분 3300원)와 화덕에 굽는 화덕삼겹살(1인분 4000원), 후식으로 나오는 양푼비빔밥(3000원)이 인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