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섬주민 원격영상진료 시연회

  • 입력 2008년 2월 18일 06시 47분


충남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의 박성열(70) 할머니는 한 달에 한 번 오는 병원선이 오지 않았지만 12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11시경 삽시도보건진료소를 찾아 컴퓨터를 통해 병원선의 장동석(32·내과) 전문의로부터 원격영상 진료를 받고 새로운 혈압 치료약을 처방 받은 것. 병원선은 이 섬에서 바닷길로 15km가량 떨어진 보령시 신흑동 대천어항에 정박 중이었다.

장 전문의는 진료소에서 박 할머니의 최근 혈압 측정 결과를 컴퓨터로 전송받아 살펴본 뒤 “혈압이 잘 잡히지 않으니 약을 바꿔 보자”고 했다.

박 할머니는 “풍랑이 치면 병원선이 못 오고 설령 온다 해도 병원선까지 작은 보트를 타고 가야 했다”며 “육지의 대학병원 진료도 영상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참 좋은 세상”이라고 말했다.

충남도가 1월부터 국내 최초로 섬 지역에 대한 원격영상진료를 시작해 이날 첫 공개 시연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7∼12월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U(유비쿼터스)-헬스 원격영상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부 자치단체가 원격영상진료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한정된 대상만 진료하거나 시스템 불안 때문에 중도 포기한 상태.

충남도의 원격영상진료는 섬 진료소, 병원선, 순천향대병원(천안)을 연결하는 ‘해상형’과 벽지(또는 사회복지시설), 이동진료버스, 순천향대병원을 잇는 ‘육상형’ 등 두 종류.

그러나 진료소 등에서 환자의 신체 정보를 전문의에게 보낸 뒤 당일 영상으로 문진을 하면서 진료를 하는 방식은 같다.

병원선이나 이동진료버스는 전문의가 3명 이내이지만 순천향대병원을 활용할 경우 11개 과목의 진료가 가능하다.

충남도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사회복지시설 고령 수용자 등에 대한 만성질환 관리와 생활습관 관리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이 사업으로 충남도가 도시와 농촌 간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첫 단추를 열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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