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에 주식회사 설립 붐이 불고 있다.
지역 특산품이나 관광자원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화, 규모화를 꾀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주식회사 설립에 나서고 있다.
▽전복 주식회사=전남도는 전복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생산부터 유통, 수출까지 총괄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전남 완도 지역 수산 관련 단체, 전복 생산 어업인, 유통업체 등이 전복 산업의 기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최근 전복 주식회사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전남도가 전복 회사를 설립하려는 것은 전복 생산량이 전국의 95%를 차지하지만 생산 어민들이 영세하고 마케팅 전략이 부족해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올해 말까지 전복 주식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발기인 구성과 출자 지분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완도, 해남 등 3000여 가구에서 지난해 4303t(1594억 원)의 양식 전복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 4547t의 94.6%를 차지했으며 수출량은 2003년 21t에서 2007년 450t으로 크게 증가했다.
▽쌀판매 주식회사=전북 고창군은 지난해 말 ‘고창 쌀판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쌀판매 주식회사는 설립 자본금 15억 원으로 고창군이 7억4000만 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지역농협 등 생산자단체와 농업인 1500여 명이 출자했다.
이 회사는 고창의 쌀을 비롯해 복분자, 수박, 고추 등 지역 농특산품을 수도권 등 도시에 판매한다.
수도권에 중심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권역별로 대형할인점 등 판매망과 전자상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농협 군지부장을 지낸 이 회사 박선영 대표는 “우선 서울과 전북 전주 등에 사는 고창 출신 인사들을 평생회원으로 확보해 고향의 친환경 농산품을 공급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유람선 주식회사=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주민들은 2005년 2월 유람선 주식회사인 ‘홍도유람선협업㈜’을 설립해 3년째 운영하고 있다.
기존 유람선 업자 30명과 주민 20명이 참여한 이 회사는 자본금 45억 원으로 95∼99t 규모의 유람선 7척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유람선은 정원이 300명이 넘어 제대로 해상 관광을 즐기기 어려웠으나 이 회사가 설립되면서 정원을 199명으로 줄이고 자연해설사까지 배치해 관광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김대호(65) 대표는 “운영자금 문제나 관광코스 개발 등 현안이 있으면 이사회를 열어 결정한다”며 “관광객 수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 아직까지 손해 보지 않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도는 연간 16만 명이 다녀가는 국내 최대 해상 관광지로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돼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