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서 발화… 야근중이던 20여명 긴급대피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 세종로 정부청사 화재

30여 분만에 진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은 21일 0시 32분이었다. “청사 5층에서 불이 났다”는 짧은 내용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즉각 종로소방서를 중심으로 시내 소방대에 비상을 걸었다. 화재상황 2호였다.

청사를 경비하던 경찰은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정문을 바로 열어 놓았다. 소방대원 130명과 소방차 52대는 2분이 안 돼 정부중앙청사에 도착했다.

청사에서 근무 중이던 공무원 대부분이 퇴근했고 주차장에 차가 많지 않아 소방차가 접근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 불이 난 곳은 국무총리실의 국무조정실이 사용하는 504호로 알려졌다. 이 불은 바로 옆인 503호 등을 포함해 240m²를 태웠다.

소방대원들은 불길이 나기 시작한 5층으로 굴절사다리차를 접근시켜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5층에서 시작된 불은 6층으로 번졌으나 다행히 불길은 거세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30여 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하지만 오전 1시 20분까지 계속 연기가 새어 나와 소방대원들을 긴장시켰다. 계단을 통해 청사 건물 안에 들어간 이들은 소화기를 이용해 잔불을 잡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불은 5층의 사무실 4개를 태우고 30여 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6층은 대통령비서실 태스크포스팀이 사용하는 중이다.

야근을 하던 직원 20여 명이 화재 발생 당시 청사 안에 남아 있었다. 대부분 옥상으로 대피해 소방당국은 부상자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오전 1시 20분 현재 불길은 대부분 잡혔으나 연기가 청사 안에 가득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불길이 완전히 잡히자 청사에 있던 공무원들은 사무실의 주요 문서가 타지 않았는지 점검하기 시작했다.

국무조정실은 정부 대부분의 부처로부터 보고를 받고 지휘하는 곳이어서 중요문서를 많이 보관하고 있다.

정부중앙청사는 1970년에 완공됐다. 건물이 비교적 낡고 사무실에서 난방기나 가습기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직원이 많아 과열이 되면서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

소방방재본부와 경찰은 누전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중심으로 화재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화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