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다른 저작물과 여섯 단어 이상의 표현이 일치하거나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와 데이터가 같은 경우 출처를 표시하지 않으면 모두 표절로 인정된다.
또 남의 표현이나 아이디어를 출처 표시 없이 사용하거나 창작성이 없는 짜깁기 논문을 쓸 경우 ‘중한 표절’로 분류해 작성자는 파면 감봉 등 중징계하고, 5년 전 논문까지 소급 적용할 수 있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은 서울교육대 이인재(윤리교육) 교수 연구팀에 ‘인문·사회과학 분야 표절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기초 연구’ 용역을 의뢰해 3월까지 국가 수준의 표절 여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섯 단어 이상 무단 인용은 표절”=본보가 단독 입수한 이 교수 연구팀의 ‘인문·사회과학 분야 표절 방지를 위한 지침’에 따르면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또는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타인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 모두 표절로 판정할 수 있다.
남의 표현이나 아이디어를 출처 표시 없이 가져다 쓰거나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 현저한 짜깁기, 연구결과 조작,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은 저작물의 경우에는 ‘중한 표절’로 분류해 파면 감봉 등 중징계를 할 수 있게 했다.
또 공유 영역에 속한 저작물을 부당하게 이용하거나 주요 내용의 자기 표절, 과거 저작물과 새로운 저작물을 구분하지 않은 중복 게재 등 경미한 표절은 경고 등 경징계에 처할 수 있다.
이 지침은 과거의 논문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중한 표절의 경우에는 최대 5년까지 소급 적용해 징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짜깁기와 토막 논문도 모두 표절”=지침은 표절의 유형을 모두 9가지로 분류했다.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저작권 침해’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저작물을 자신의 것으로 이용하는 ‘공유영역 저작물의 부당 이용’ △자신이 아닌 타인의 저작물을 인용하면서 인용 표시를 하지 않는 ‘짜깁기’ 등이 모두 표절로 분류된다.
그러나 자신의 저작을 번역한 것을 다른 국가의 학술지에 다시 싣거나 박사학위 관련 논문을 2편 이내의 학술지에 게재한 경우, 짜깁기에 해당하지만 창작성이 인정되는 경우 등은 표절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