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지하철 100배 즐기기<6>농성역

  • 입력 2008년 2월 22일 06시 44분


《농성역은 상무신도심이 들어서기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 서구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서구청 일대를 끼고 있다. 역 주변 상권은 예전에 비해서는 활기가 떨어졌으나 광주상공회의소와 버스터미널, 신세계백화점, 상록회관, 교원공제회관 등 굵직한 시설들이 자리 잡아 유동인구가 많다.》

상록회관 숲 산책 후 ‘광주생고기’ 맛볼까

○ 상록회관 주변은 호젓한 산책로

옛 농촌진흥원 터에 들어선 광주상록회관은 광주에서 가장 화려한 벚꽃 군락지로 유명하다. 해마다 4월 초순이면 밤낮없이 이어지는 꽃구경 인파로 주변 교통이 심하게 막힐 정도다. 상록회관 부속건물에는 골프연습장과 수영장, 헬스클럽 등을 갖춘 스포츠센터가 자리 잡아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상록회관 바로 옆에는 현재 미술관으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옛 전남도지사 공관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지방 청와대’로 불리며 잦은 시위에 시달린 어두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잘 가꿔진 정원은 인접한 상록회관 숲과 함께 시간을 내 둘러볼 만한 도심의 녹색 숲 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농성역 1번 출구는 지상의 햇빛이 지하 2층까지 닿도록 설계된 유리지붕광장(일명 ‘성큰광장’)으로 시원스러운 느낌과 첨단의 조형미를 뽐낸다.

광장 중앙에는 화가 임옥상의 대형 철제조각 ‘솟아오르는 산’(19×9m·2003년 작)이 버티고 서 눈길을 끈다. 기단부에는 ‘산은 솟는다. 하늘을 향한다. 빛을 쫓는다. (중략) 그렇지만 당당히 서 있다’는 시가 새겨져 작품 설명을 대신하고 있다.

1번 출구를 빠져 나오면 만나게 되는 농성광장공원 동쪽 끝에는 함평 출신 죽봉 김태원(1870∼1908) 의병장의 동상이 서 있다. 구례에서부터 영광 장성 광주 고창에 이르기까지 수십 차례의 전투에서 용맹을 떨친 그의 동상은 1975년 공원 서쪽 끝에 세워졌다가 1998년 경주 김씨 후손들에 의해 새로 세워졌다.

○ 버스터미널 백화점으로 북적

광주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고속 및 시외버스를 한곳에 모은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은 5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거리. 2006년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버스 승하차 시설을 제외한 전체 편의시설이 ‘유 스퀘어’란 이름으로 거듭났다. 대형 서점인 영풍문고를 비롯해 식당가 잡화점 등 쇼핑몰이 바로 옆의 광주신세계백화점과 연결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 상권이다.

7번 출구와 인접한 메리어트웨딩홀을 비롯한 인근의 예식장들도 주말 휴일 유동인구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1번 출구에서 서구청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불고기 장어구이 생선회 짱뚱어탕 등 다양한 메뉴의 식당과 여관들이 어울려 번화가 분위기를 풍긴다.

진흥불고기(062-365-5872)는 싱싱한 쇠고기를 아무런 양념 없이 생선회처럼 썰어내 양념고추장에 찍어 먹는 ‘광주식 생고기’로 유명하다. 시간을 잘 맞춰 가면 질 좋은 아롱사태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생고기를 삼삼한 간장양념으로 무쳐 내놓는 ‘함평육회’도 별미. 생고기류는 200g당 1만7000원이지만 5000원짜리 육회비빔밥 또는 4000원짜리 백반만 시켜도 푸짐한 반찬이 따라 나온다.

3번 출구 주변의 조선한정식(365-6822)은 정갈한 전라도 한정식으로 단골들을 불러 모으는 곳. 주인의 세례명을 딴 ‘루시아김치’를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한정식 4인 기준 8만∼12만 원, 굴비정식은 1인분 1만5000원.

7번 출구와 상록회관 중간에 자리한 ‘그랑삐아또 농성점’(352-6688)은 피자 스파게티 등 이탈리아식 요리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이는 패밀리 레스토랑. 1인당 1만5000원 안팎이면 가족 단위 모임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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