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2004년 서울시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 독소조항이 많다며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시의회는 21일 임시회에서 2004년 5월 25일 당시 유인종 서울시교육감과 전교조가 맺은 단협에 위법적 요소가 많고 교육의 자율성과 교육 자치를 저해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 재협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결의안에서 “단협은 조합원(교원)의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 등에 관한 사항만 다룰 수 있는데 당시에는 △두발·복장 및 학생 용의 규정 △중학교의 방과 후 교육활동 △교원의 연구환경 조성 △연구시범학교의 지정·운영 등 협의사항의 범위를 벗어난 내용이 많아 일선 학교장의 학교 경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교육청은 사립학교의 학교 경영 권한이 없는데도 사실상 사립학교 운영에 대한 교섭을 교원노조와 진행한 것이어서 불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단협 38조는 표집학교만 학력평가를 실시하고, 평가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며, 학교 간 비교자료로 사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어 3월 6일 실시되는 전국 중학교 1학년 진단평가에 시교육청이 참여할 경우 단협 위반 논란이 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단협에는 학력평가나 성취도평가를 치르지 않도록 돼 있을 뿐 진단평가에 관한 내용은 없어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단협 자체에 문제점이 있어 폐기나 재협상 여부를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상진 시교육위 위원은 “7월 교육감 선거에 다시 출마하려는 공정택 현 교육감이 전교조와의 마찰을 우려해 단협 폐기나 재협상을 계속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협약은 또 △일직 및 숙직 폐지 △주번, 당번교사 폐지 △출퇴근 시간 기록부 및 시간 점검 기계 폐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한 고교 교장은 “일선 교사가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경우에도 학교장이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다니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