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땅값 폭락시켜 놓고 이제 떠나라니”

  • 입력 2008년 2월 27일 03시 00분


무건리 훈련장 확장저지 주민대책위원회 주병준 위원장(왼쪽)과 주민들이 26일 무너져 가는 집조차 고치지 못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 훈련장의 규모를 2배로 늘릴 계획이어서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동영  기자
무건리 훈련장 확장저지 주민대책위원회 주병준 위원장(왼쪽)과 주민들이 26일 무너져 가는 집조차 고치지 못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 훈련장의 규모를 2배로 늘릴 계획이어서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동영 기자
파주 ‘무건리 훈련장 확대’주민-軍 충돌

《“30년 가까이 국가 안보 생각해서 참고 살았죠. 그런데 이제는 마을을 떠나라고요?”

경기 파주시 법원읍 오현리 이기철(70) 씨는 서부전선에서 최대 규모인 ‘무건리 훈련장’ 앞에서 대대로 살아왔다.

훈련장을 확대해야 하니 마을을 떠나라는 군 당국의 재촉에 그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오현리 일대 150여 가구 주민 대부분도 같은 생각이다.》

무건리 훈련장은 연대급 부대가 공격과 방어를 펼치며 훈련할 만큼의 면적(약 1700만 m²)인데 3630만 m²로 확장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군 당국은 신형 무기 훈련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이라고 밝혔다. 또 수도권 개발이 가속되므로 안정적으로 훈련할 면적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집이 무너져도 속수무책

훈련장 확대설이 나온 지 10년. 1990년대 후반부터 훈련장이 확대된다는 소문이 나왔다. 그동안 땅 거래는 뚝 끊겼다. 주변의 다른 땅값이 가파르게 올라도 이곳은 제자리였다.

낡은 농가 주택은 군 당국의 동의를 받지 못해 증축이나 개축을 하지 못했다. 이 마을 곳곳에는 곧 쓰러질 듯한 주택이 수두룩하다.

군 훈련장이 늘어난 지역이라 군 당국에서 증·개축에 좀처럼 동의하지 않아 건축 허가를 받지 못했다.

마을 주민들은 집이 곧 쓰러질 듯한데 절대 허가가 안 나니까 살고 보자는 심정으로 불법 개축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군 당국이 증·개축 등 최소한의 유지 보수도 할 수 없게 만들어 살기 힘든 동네로 만들고 있다”며 “그래도 마을을 반드시 지켜 내겠다”고 말했다.

膀赴堅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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