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서 들려오는 봄소식과 함께 겨우내 침체됐던 국립공원 탐방 프로그램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월부터 시작해 4월까지 167개의 탐방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보존 가치가 높은 전국 19개 국립공원 안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자연환경안내원이 진행하는 데다 가족 단위로 참가할 수 있어 갈수록 인기. 참가비도 없다.
2000년 처음 도입된 이후 참가자가 계속 늘고 있다. 2002년 2만여 명에서 2007년 22만5000여 명으로 5년 만에 11배로 증가했다. 프로그램 종류도 다양해 사계절을 다 합치면 280여 개에 이른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 자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예약은 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가능.
○ 봄을 알리는 탐방프로그램
한 해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북한산국립공원의 경우 정릉 자연관찰로를 따라 걸으며 진행하는 ‘정릉계곡의 숲 속 이야기’가 인기이다.
원래 3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요즘도 예약을 받는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 오전에만 열린다.
탐방담당 윤재은 씨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심하게 훼손된 정릉 숲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가야산국립공원의 ‘팔만대장경 창조의 비밀’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국보 32호인 팔만대장경과 해인사를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다. 지난해 전국 국립공원 탐방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참가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에 개설한 ‘천년 고찰 내소사로의 여행’은 명찰(名刹) 내소사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서기 633년(백제 무왕 34년)에 지은 내소사는 주변 경치가 빼어날 뿐 아니라 보물 제291호 대웅보전을 비롯해 고려 동종, 영산회 괘불탱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전나무 숲길을 따라 경내로 들어가 모든 해설을 듣는 데 1시간 남짓 걸린다.
지난해 국립공원 탐방프로그램 참가자 수에서 전국 2위를 기록한 ‘함께해요 지리산’은 지리산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와 인근 화엄사에 관한 문화해설이 곁들여진다.
안내소에서 자연환경안내원의 설명을 들은 뒤 화엄사로 옮겨 문화유적을 관람하고 다시 인근 화엄계곡을 탐방하는 순서. 화엄사에는 국보 67호인 각황전 등 10여 점의 문화재가 보존돼 있다. 화엄계곡에는 동백나무와 각종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 태안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자연도 배우고
지난해 12월 기름 유출 사고를 겪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은 훼손된 자연을 숨기지 않고 탐방객에게 보여 주는 ‘교훈형’ 탐방프로그램을 최근 시작했다.
태안반도와 안면도 해안을 끼고 있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은 전체 230km의 해안선 중 150km가 기름 오염 피해를 입었다.
자원봉사자 100만 명 이상이 힘을 보탠 덕분에 많이 깨끗해졌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도 곳곳에 기름때가 남아 있다.
오염된 학암포 일대 피해 지역을 둘러보면서 해안생태계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하자는 취지로 개설했다.
탐사담당 이용욱 씨는 “자원봉사와 자연탐방을 결합해 당일, 1박 2일, 2박 3일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한다”며 “물때를 고려해 해안 작업이 가능할 때는 자원봉사를, 나머지 시간에는 자연학습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분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오전에는 단체로 해안에서 방제작업을 한다. 물이 들어오면 장소를 옮겨 유류사고 개요와 함께 해안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생태계 회복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1박 2일과 2박 3일 프로그램에서는 갯벌체험을 하면서 갯벌의 소중함과 갯벌생물에 대해 알려준다.
태안해안국립공원 관계자는 “자원봉사와 자연학습이 결합된 탐방프로그램 참가자가 늘어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별 주요 탐방프로그램 | |||
국립공원 | 프로그램 | 시간 | 예약 및 문의 |
북한산 | 정릉계곡의 숲 속 이야기 | 평일 10:00∼11:30 | 02-909-0497 |
자연물을 이용한 만들기 | 〃 | ||
고지대 경관해설(예약 없음) | 주말 13:00∼13:15, 15:00∼15:15 | ||
가야산 | 팔만대장경 창조의 비밀 | 매일 11:00∼12:00, 15:00∼16:00 | 055-932-7810 |
계룡산 | 토속신앙의 성지 계룡산 | 매일 10:00∼12:00, 14:00∼16:00 | 042-825-3002 |
내장산 | 비자향 가득한 백양골 자연해설 | 매일(월요일 제외) 10:00∼12:00 | 061-392-7288 |
다도해해상 | 갯돌소리 들리는 정도리 구계등 | 매일 14:00∼16:00 | 061-554-5474 |
덕유산 | 생태공원에서 야생화를 배워요 | 매일 10:00∼11:00, 14:00∼15:00 | 063-322-3174 |
변산반도 | 천년 고찰 내소사로의 여행 | 매일 10:00∼11:30, 15:00∼16:30 | 063-582-7808 |
설악산 | 마고선이 하늘로 올라간 비선대 | 매일 10:00∼12:00, 14:00∼16:00 | 033-636-7700 |
소백산 | 부석사 역사 문화 산책 | 〃 | 054-638-6196 |
속리산 | 살아있는 자연이야기 | 〃 | 043-542-5267 |
오대산 | 전나무 숲 자연해설 | 토·일 11:00∼12:00, 13:00∼14:00 | 033-332-6417 |
월악산 | 마의태자 흔적을 찾아나서는 하늘재 | 월∼토 14:00∼16:00 | 043-653-3250 |
월출산 | 월출산 바위와 달뜨는 천황봉 | 월·수·토 10:00∼11:30, 14:00∼15:30 | 061-473-5210 |
주왕산 | 주왕산 탐방안내소 해설 | 매일 10:00∼16:00(매시 정각) | 054-873-0014 |
지리산 | 호랑이가 살았다는 맹세이골 이야기 | 매일 10:00∼12:00, 15:00∼17:00 | 055-972-7771 |
치악산 | 구룡지구 숲 이야기 | 매일 14:00∼16:00 | 033-732-5231 |
태안해안 | 모래언덕이 늘어났어요 | 매일 14:00∼16:00 | 041-672-9737 |
몽산포 갯벌이야기 | 월·목·금요일, 물때에 따라 시간 조정 | ||
한려해상 |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찾아서 | 매일 10:00∼11:00, 14:00∼15:00 | 055-649-9202 |
자료: 국립공원관리공단 |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