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혼자 왔다 가는 썰렁한 ‘첫 대면’은 가라”

  • 입력 2008년 2월 29일 06시 03분


“그냥 혼자 참석하려고 했는데 초청장 덕분에 부모님과 함께하는 입학식이 됐어요.”

대구가톨릭대에 진학한 이은혜(18·국어국문학과) 양은 입학식을 하루 앞둔 28일 “우편으로 온 입학식 초청장을 가족이 함께 보았다”며 “‘대학생활은 새로운 출발’이라며 가족이 격려해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구와 경북지역 대학들이 이색적인 입학식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입학식을 ‘신입생의 날’로 정하고 가족이 함께하는 잔치를 마련했다. 대학 측은 지난주 신입생 3000여 명의 집으로 입학식 초청장을 보냈다.

입학식에는 교수들이 모두 학위복을 입고 신입생을 맞이한다. 학위공부를 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제자들을 정성껏 가르치겠다는 뜻. 교직원들은 교내식당에서 학부모와 점심을 함께 먹은 뒤 중앙도서관에서 대학의 취업 경쟁력에 관한 교육 의지를 보여 줄 계획이다.

성한기 입학처장은 “자녀들이 대학에서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것인지 학부모들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초청하는 것”이라며 “부모와 함께하는 입학식은 학생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대학생활을 하는 자극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경대는 29일 졸업식과 입학식을 함께 연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구 엑스코에서 졸업생 1600명과 신입생 2000명이 선후배의 정을 나누는 행사를 마련한다. 학부모도 4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선후배들은 손을 맞잡고 대학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뜻에서 ‘전공 행복 선물 나누기’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학과별로 선배가 후배에게 전공의 소중함과 취업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다짐을 하는 것.

경호학부는 태권도복을, 경찰행정학부는 선배들이 공부했던 공책과 교재, 호텔조리학부는 조리용 칼을 후배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경호행정학부를 졸업하고 미국에 태권도 사범으로 취업한 김시용(24) 씨는 “전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자세로 공부하면 취업의 문은 활짝 열린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또 연극영화과 신입생 김미영(20) 씨는 “졸업하는 선배들과 입학식을 함께 치르게 돼 느낌이 색다르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훗날 후배들에게 든든한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대와 영남대 계명대 경일대 등은 29일, 대구대와 안동대 동양대 등은 다음 달 3일 각각 입학식을 연다.

입학식에서 총장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특히 동양대는 신입생 1200여 명이 교수들에게 “제자로 받아 달라”는 뜻으로 회초리를 바치는 전통적인 ‘집지(執贄)’ 행사를 마련한다. 교수들은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으로 신입생에게 지필묵을 선물한다.

한편 3월부터 경북대와 통합되는 상주대는 28일 ‘상주대’ 교명으로는 마지막 입학식을 열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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