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페놀 계속 남하 대구 2곳 취수 한때 중단

5시간만에 재개… 수돗물 대란은 없어

환경부, 화재 4시간 지나 페놀 차단 확인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수계에서 독성물질인 페놀이 검출돼 대구시가 취수를 한때 중단했다. 이 페놀은 1일 발생한 경북 김천 코오롱유화 공장의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취수 중단=3일 낮 12시경 대구 매곡취수장으로부터 9km가량 상류에 있는 성주대교에서 페놀 성분이 L당 0.005mg(음용수 기준치 0.005gm) 검출됐다.

대구시는 오후 3시 20분경부터 매곡취수장과 이곳에서 1km 하류에 있는 강정취수장 등 2곳의 취수를 중단했다. 두 정수장은 오후 8시 10분경 취수를 재개했다.

성주대교 상류의 낙동강 왜관대교 지점에서는 이날 오전 3시 10분경 페놀이 L당 0.006mg 검출된 데 이어 오전 8시 35분경 L당 0.005mg이 검출된 뒤 더는 나오지 않았다.

매곡취수장 상류에서 나온 페놀 농도는 마시는 물 기준과 비슷하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이용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지만 시민이 불안해하자 취수를 중단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페놀 성분이 나온 낙동강 물은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매곡취수장을 지났다”고 말했다.

▽경남도 비상=경남도는 페놀에 오염된 물이 4일 오전 경남지역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낙동강 본류에 취수장이 있는 마산과 창원, 김해, 양산시가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마산과 창원지역 주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마산칠서정수장(경남 함안군 칠서면)은 경북 달성군 구지면 대암리와 경남 창녕군 이방면 송곡리 경계지점을 비롯해 정수장 상류 3개 지점에서 3시간마다 수질을 분석했다.

페놀 성분이 검출되면 곧바로 취수를 중단할 계획. 취수 중단 시간은 3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수장은 하루 28만 t의 수돗물을 공급한다.

창원시는 칠서정수장에서 취수를 중단하면 대산면과 북면의 강변여과수 생산량을 현재의 2배인 하루 8만 t으로 늘려 공급할 계획이다.

▽비상급수=낙동강 수계에서의 취수가 중단됐지만 대구시가 다른 곳에서 수돗물 공급을 늘려 시민이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시는 하루 평균 18만7000여 t의 수돗물을 생산하는 고산·가창·공산댐 등 대구 부근 댐 3곳의 수돗물 공급량을 39만 t으로 늘렸다.

또 지역 5개 정수장에서 생산해 보유 중인 수돗물과 43개 배수지(정수된 수돗물을 가정으로 보내는 곳)의 물 38만여 t을 추가로 공급했다.

고지대 주민을 위해서는 급수차 16대를 동원하고 이와 별도로 플라스틱 병(500mL) 3만 개에 수돗물을 담아 제공했다.

▽검사 강화=환경부는 낙동강과 가까운 공업지역에 완충 저류조를 확대 설치하는 등 오염물질 관리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완충 저류조는 화재 등 돌발사고로 인해 유독물질이 섞인 물이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막는 웅덩이. 현재는 환경부 장관이 고시한 산업단지에만 의무적으로 설치한다.

홍준석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낙동강 유역의) 모든 공장에 완충 저류조 설치를 의무화하면 기업 활동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며 “산업단지 바깥에 있는 여러 개의 공장이 비용을 분담해 완충 저류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화재가 발생한 지 4시간이 지나 페놀 유출방지 차단보가 만들어진 점을 확인하고 ‘가급적 빨리 차단보를 축조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충실히 따랐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