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을 체계적으로 다룬 대학 강의 교재가 처음 출간되고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원격강의가 이뤄진다. 5·18 관련 소설을 심도 있게 분석한 논문도 나와 ‘5·18 교육’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학 교재 편찬=5·18재단은 최근 광주 서구 상무동 5·18기념문화관에서 ‘5·18과 역사-그들의 나라에서 우리의 나라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지역 대학 교수 10여 명이 그동안 5·18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년 동안 집필했다.
400쪽 분량의 책에는 5·18의 배경과 전개과정, 한국 민주화에 미친 영향, 아시아사적 의미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전국 7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 가상 캠퍼스에 올해부터 교양과목으로 개설된 5·18 강좌 교재로 채택됐다.
집필에 참여한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그동안 5·18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교재가 없어 안타까웠다”며 “이 교재를 통해 학생들이 5·18의 숭고한 정신을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5·18동영상 원격 강의=전남대는 5·18 교양과목인 ‘5·18과 민주인권’ 교재로 주문형비디오(VOD)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이번 학기부터 원격강좌로 운영하고 있다.
VOD 동영상 강좌는 20∼30분 분량의 동영상 강의와 비디오 자료, 강의 판서 등 43강으로 짜여졌다.
이 강좌는 5·18과 관련된 역사적 자료를 재정리해 디지털학습용으로 자료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영상 강좌를 기획한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반응이 좋을 경우 영어로 업그레이드해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5·18 소설’ 연구=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심영의(50) 씨는 ‘5·18민중항쟁 소설 연구’라는 논문으로 최근 전남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심 씨는 임철우의 ‘봄날’, 문순태의 ‘그들의 새벽’ 등 장편 7편과 김남일의 ‘망명의 끝’, 한승원의 ‘당신들의 몬도가네’, 채희윤의 ‘아들과 나무 거울’ 등 중단편 32편 등 5·18을 다룬 소설 내용을 분석했다.
그는 ‘역사 혹은 기억의 재현’, ‘죄의식의 표출 양상’, ‘트라우마의 치유 혹은 해원(解寃)’ 등 3가지 관점으로 각 소설에 두드러진 5·18의 의미를 연구했다.
심 씨는 “5·18 관련 소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는 것 같아 5·18 소설사를 정리하는 기초작업 차원에서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심 씨는 회사원이던 1980년 5월 당시 시위대 차량을 타고 가던 중 검거돼 108일간 광주교도소와 국군수도병원에서 갇혀 지낸 ‘5·18 피해자’로 2006년 ‘그 희미한 시간 너머로’로 5·18기념재단의 5·18문학상을 받았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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